친절하게 말해줘요
나의 실수를 수습하러 간 은행 외환 창구
"전 연락받은 게 없는데. 우리 지점에서 연락받고 오신 게 맞나요?"
어리바리한 나의 설명에 투명 아크릴 너머로 날카로운 답이 돌아온다.
순간. 아주 잠깐 여러 감정이 스쳐간다.
되받아칠까? 아침에 싸우고 나왔냐고 비아냥 거려볼까?
아니지. 그런다고 일이 해결되는 건 아니잖아.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건 너지 저 직원이 아니라고.
친절하게 대꾸해보자.
월요일 오전이면... 그래
저분도 아직 은행원 마인드로 돌아오기 전이겠지.
욱하는 마음을 욱여넣고 말을 걸어본다.
"제가 설명을 잘 못한 것 같네요. 죄송해요."
제대로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직원의 말투가 금세 부드러워진다.
음. 내가 이 분을 오해했나 보다.
그 후로 오간 우리의 질문과 대답은 매우 친절 그 자체.
순간적으로 떠오른 나쁜 감정 참길 참 잘했다.
먼저 사과한 것도 참 잘한 일이다.
안 그랬으면?
오늘 하루 종일 나쁜 기분으로 씩씩대며 보냈겠지.
월요일은 모두 익숙하지 않으니까.
친절하게 말해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