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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타를 먹다

부작용

by 이섭

콘서타를 먹인 지 1년이 되었다. 강남에서는 고등학생들도 집중력 향상을 위해 먹인다고 소문난 ADHD 약이다. 우리 아들의 경우 최근 이상한 부작용이 생겨 용량을 줄임과 동시에 주말에는 먹이지 않고 있다.

콘서타는 아이의 산만함을 잡고 집중력을 향상 시켜 준다. 복용하지 않을 때는 한시도 가만히 있질 못하고 자극을 받기 위해 주위 사람을 직접 괴롭히거나 간접적으로 힘들게 한다.

초등학교 1학년 중간쯤 수업에 아이의 산만함이 방해가 되어 먹이기 시작했다. 효과가 바로 나타나서 수업 때 집중 잘하고 학습도 1.5배는 잘하게 되었다. 친구들과의 문제도 덜 발생하게 되었다.


최근 이상한 소릴 했다.

요즘 혼자 자고 싶다 하여 독립시켰더니 이런 말을 했다.

“아빠! 어제 나랑 같이 잤지?”

난 내 방에서 잤다.

며칠 전에는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고 아빠도 들리냐고 물어봤었다.

환각과 환청.

우린 아이의 용량을 줄이고 주말에는 콘서타를 먹이지 않았다. 이제 그런 이상한 소리는 하지 않는다. 대신 힘들게 해서 나와 아내가 지쳐가고 있다.


이 약의 급성 과량 복용 시 증상 및 증후들은 주로 중추신경계의 과다 흥분 및 과도한 교감신경계의 흥분에 의한 것으로 다음과 같다 ; 구토, 초조, 근육 연축, 경련, 대발작 경련(grand mal convulsion), 착란 상태, 환각(환청 또는 환시), 땀 과다증, 두통, 발열, 빈맥, 두근거림, 심박수 증가, 동부 정맥, 고혈압, 동공 산대, 입안 건조


정신병 질환 또는 조증의 이전 병력이 없는 소아와 청소년에서 상용량의 흥분제에 의해 약물 투여 중 환각, 망상성 사고 또는 조증과 같은 정신병 또는 조증 증후가 유발될 수 있다. 이러한 증후가 나타나면, 흥분제의 인과 가능성을 고려하여, 약물 투여 중단이 적절할 수 있다. 반복, 단기간, 위약 대조 시험의 통합 분석에서, 이러한 증후는 위약 투여 환자에서 0%인 것에 비해 흥분제 투여 환자에서 약 0.1%에서 나타났다(메틸페니데이트 또는 암페티민에 상용량으로 여러 주 동안 노출된 3,482명 중 4명)

출처 : 의학품 사전


콘서타는 만능이 아니다. 우리의 목적은 최대한 빨리 콘서타를 끊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두가지 있다.

첫째, 성공의 경험이다. 작은 성공이라도 스스로 성취하면 아이의 인지 능력과 정서적 에너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런 경험이 쌓이면 아이는 약이 없이도 그 경험을 토대로 상황마다 자신을 일으켜 세울 것이다.

둘째, 충분한 이해이다. 난 학창 시절 수학과 물리를 매우 잘했지만 대학교 들어가서는 싫어하게 되었다. 영어로 증명을 해주니 내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발달장애 아이들은 세상 모든 것을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감각의 해석과 인지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감, 대충 짐작, 가늠하기, 사람의 표정 읽기 등이 힘들다. 수업 중에 콧노래 불러서 반성문을 쓰고 온 아이가 내게 물었다.

“수업 중에 콧노래를 부르면 왜 안돼?”

이렇게 물어볼 수 있다. 그럼 콧노래를 부르면 옆 친구가 수업에 방해되고, 자신도 선생님의 말씀을 놓칠 수도 있고... 암튼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 설명하고 이해될 때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야 한다. 귀찮아하거나 짜증내면 아인 다신 안 물어보고 머릿속에 이해 안 된 채로 살게 된다. 그렇게 이해 안 되는 것을 머릿속에 수백 가지나 가지고 산다. 그러니까 늘 불안하고 그래서 잊기 위해 큰 자극을 원할 수도 있고 이생각저생각으로 수시로 산만할 수도 있는 것이다.

성공과 이해.

그들에게 콘서타를 벗어나게 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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