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유산소 운동을 위해 달렸던 지난날들

미국이민 그리고 공황장애

by 신오

지난 글에 언급했듯 나는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웨이트 근력운동, 필라테스, 요가, 등산 등등을 즐겨한다.


나는 주로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줌바, 댄스수업을 듣곤 했다(춤을 전공했고 현재는 취미로만 즐기고 있어서 춤을 좋아하기도 하고 유산소운동을 위해 줌바/댄스 수업을 들었다)


근무 스케줄이랑 줌바 수업시간이 맞지 않을 땐 그저 유산소 운동을 하기 위해 헬스장 러닝머신에 올라 30분을 뛰었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꾸준히 하는 편이라 이렇게 꾸준히 몇 년을 했다.


(그런 와중에 미국으로 이민을 오게 되었는데..) 미국에 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춤수업을 듣고, 어쩌다 춤수업이 없을 땐 유산소 운동을 하기 위해 러닝머신에 올라 30분, 40분까지 뛰어봤다. 그때 당시 나에게 달리기란 딱 유산소 운동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러닝머신 위에서 나의 실력은 더 좋아지지도 않고 딱 거기까지였다.


여기서 앞서 더 나올 이야기를 더 이해하기 쉽게 잠깐 나의 상태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면,


나는 코로나 시절에 공황장애가 생겼다.


'공황장애가 처음 생겼던 날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해외에서 근무를 하던 나는 코로나로 인해 작은 내 원룸에서 꼼짝을 못 하고 버티고 있던 날들이었다. 가족도 친구도 얘기할 사람도 없이 나 혼자였다. 내 공황장애를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사람들은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으면 그래 공황장애가 올만했네!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웃긴 건 뭔지 아나? 나는 매우 잘 지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매일 콘도에 딸린 작은 헬스장에 가서 운동도 하고, 건강한 음식들을 만들어먹으며 나는 매우 매우 잘 지내고 있다고 잘 버티고 있다고 지내던 와중 어느 날 밤에 자려고 누웠더니 심장이 아프고 심장이 터질 것 같고 쿵쾅쿵쾅 온몸에 느껴지면서 숨쉬기가 힘들었다. 나는 처음에 공황장애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그저 처음 든 생각은 '아 큰일 났다 나 심장에 문제가 있나 봐.. 코로나라 병원도 못 가는데 락다운 풀리면 병원부터 가야겠다' 그런 날들이 계속되고 계속되고... 그래 맞다 그렇게 공황장애가 찾아온 것이었다. 내 생각으로는 그래 잘 지내고 있구나 잘 버티고 있구나 했는데 사실 그게 아니었나 보다 정신적으로는 너무 힘들었나 보다 생각했다'


약물 효과 없이 여차저차 잘 이겨냈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완전히 괜찮아졌다고 말하긴 뭔가 2% 부족한 느낌이지만 대부분 공황 환자들은 다 괜찮아졌더라도 그게 한 번씩 훅 훅 찾아온다. 나 또한 그렇다 그냥저냥 잘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나는 스스로 긍정적으로 살기 위해 매우 노력한다고 말하고 싶다 (위클리 체크리스트에 매주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행복한 한 주 보내기' 등이 빠짐없이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 미국에 오면서 나의 공황장애는 조금 더 자주 찾아왔고 우울한 날들이 많아졌다. 주변 환경이 달라지고 친구도 가족도 없는 이곳에서 말도 안 통하고, 일은 너무 스트레스받고 그때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세상에 모든 일은 힘들다.. 안 힘든 일은 이 세상에 없다' '또존법이라고 아는가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 어딘가 어디엔 무조건 또라이는 있다' 그렇게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버텼다.


어느 날 심장이 탁 막히고 숨이 목 끝까지 찼다. 그렇다 또 공황이 찾아온 것이다 심장을 쾅쾅 쳐보면(보통 내가 공황이 찾아왔을 때 하는 행동) 심장이 저린 느낌이 들면서 잠깐 숨을 쉴 수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느 날이 그러다가 말기도 하고 어느 날은 아무리 심장을 쳐도 괜찮아지지 않는 날도 있었다. 그렇지 않은 날은 얼마나 심장을 세게 쳤는지 다음날(공황이 가고 난 후) 심장 주변(피부인지 근육인지 알 수 없다)이 얼마나 아픈지 가슴을 문지르며 전날 왜 이렇게 세게 쳤을까 후회하는 날들도 많이 있었다. 다음번엔 조금 더 살살 쳐야겠다 하며 그런 날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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