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방금 건져 올린 듯 팔딱팔딱 뛰는 생동감과 날것의 신선함이 있었다. 그물을 젖히고 뛰쳐나갈지 몽둥이로 얻어맞을지 궁금했다. 다음 장면을 기다리게 하는 매력이 숨 쉬고 있었다.
그는 본인의 열등감을 쓴다고 했다. 그 열등감을 덜어내려고 옅게 하려고 없애려고글을 쓴다고 했다. 읽기 쉽고 읽고 싶고 다음을 기대하게 만드는 그의 글을 읽으며, 나의 글쓰기에 대한 열등감에 사로잡혔다.
처음부터 그의 글은 나와 달랐다.
닮고 싶은 글을 쓰는 50대 40대 30대의 작가님 몇 분이 있다. 하지만 나와 같이 '작가'라는 타이틀을 달기 위해 함께 출발선에 선 그는, 그들과도 나와도 완벽하게 달랐다. 출발 신호가 떨어진 후에도 우리는 다른 방향과 속도로 걷거나 달렸다.
어떻게 그런 고백을 할 수 있지.
어떻게 거침없이 내뱉을 수가 있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어떻게.
그토록 기발한 불행은 겪어본 적이 없다. 글만으로도 고단한 그의 과거와 현재는 더없이 특별한 글감이 되었다. 나는 왜 이리 평탄한 언덕을 오르내렸을까 결정적인 한 방의 스토리가 없을까 오죽하면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있음을 고백한다.
그에 비해 내 글은 잘포장된 선물 상자 같았다. 색깔을 맞춘 리본마저 마침 예쁘게 매어진 상자. 설레는 마음으로 열어보면 기대보다는 그저 그런 것이 들어 있는. 받고도 정말 기쁘기보다는, 정성껏 포장하는 그 마음에만 의미를 부여하는 그런 선물 상자.
우리는 다른 글을 쓰는 사람이었다.
에세이는 나를 보여주고 드러내고 솔직하게 써야 한다고들 한다. 나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었다.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서 아름다운 글을 쓰고 싶었다. 나의 밑바닥을 다 보여주고 나서도 나는 아름다울 수 있을까. 과거와 현재를 온전히 드러낼 수 있을까. 나의 글이 가감 없이 그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을까. 정말 모든 것을.
부러우면 지는 거다. 계속해서 부러워만 하면 정말로 지는 거다. 딱 오늘까지만 부러워하자. 오늘까지만 맘껏 시기하고 질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