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하트 수집 일기 ♡
나 : 어? 선생님 하트 펜 어디 갔지?
빨강 : 여기 있어요.
나 : 여기 있었구나. 빨강아 고마워. 빨강이는 잘 보고 잘 찾는구나.
빨강 : 저 눈 좋아요. 엄마한테 혼나고 울어서 눈물이 나서 눈이 맑아져서 눈이 좋아져서 잘 보여요.
나 : (그림책을 덮으며) 오늘의 이야기 끝! 박수!
이제 우리 뭐 하고 놀지?
주황 : 그러게.
나 : 와! 너무 잘 색칠했다.
노랑 : 강소영 선생님 선물로 줄게요.
나 : 와 고마워. 우리 노랑이는 어떻게 이렇게 예쁘게 색칠할 수 있어?
노랑 : 밥을 많이 먹어서요.
나 : 초록아, 오늘은 무슨 놀이하고 놀 거야?
초록 : 저 오늘 피곤해서 아기 놀이 할래요. 아기는 누워서 잠만 자면 되니깐요.
나 : 와, 맛있는 떡이 많네요. 떡 얼마예요?
파랑 : 5천 원입니다.
나 : 너무 비싸요. 깎아 주세요.
파랑 : 네. (떡을 손에 들고 칼로 깎는 시늉을 하고 건네준다.)
신기하다.
오후 땡볕을 맞으며 출근하고 나면 에어컨을 세게 틀고 땀을 식히며 아아를 원샷해야 했던 게 정말 엊그제 같은데. 땡볕이 햇살로 바뀌고 에어컨 온도를 올리고 뜨아 한 잔을 타서 천천히 마시고 있다. 계절이 가고 오는 것이 다행이고 감사하다.
하루는 길고 한 달은 짧다.
폭풍같이 몰아치는 순간이 종종 있다. 눈과 귀를 열고 있다가 정신이 나간다. 방심한 사이에 교실 밖으로 아이 하나가 나간다. 앉았다 일어났다 오른쪽 무릎도 나갈 지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 한 달이 지났다니.
작업복이자 활동복 앞치마 앞에는 주머니 두 개가 있다. 볼펜 네임펜 작은 수첩 핸드폰 머리빗 머리끈이 들어 있다. 그날그날 아이들이 건네는 선물들이 채워지기도 한다. 반짝이 스티커, 뽀로로 비타민 껍질, 색종이로 접어 풀칠을 덕지덕지한 그 무언가 등등이다. "선물이에요"라고 건네는 순길과 눈빛을 기억한다. 속 셈 없이 무언가를 선물하는 마음은, 저 나이의 여섯 배나 나이 많은 선생님보다도 훨씬 크고 맑을지도 모르겠다.
웃으면서 주머니를 비운다.
다시 하루를 보낼 힘이 한가득 채워졌다.
가득 찬 마음은 대보름 보름달 마냥 둥글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