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여기 붙어라

10월의 하트

by 씬디북클럽



♡ 10월 하트 수집 일기 ♡



빨강 : 곤충 책 읽어 줘.

나 : 선생님은 곤충 무서워.

빨강 : 할 수 있어! 내가 물리쳐 줄게.

(책의 곤충들을 하나하나 손으로 탁탁 친다.)



나 : 선생님 오늘 립스틱 빨간 거 발랐어. 예뻐, 안 예뻐?

주황 : 응... 안 미워.



노랑 : '나뿐제' 그려 주세요.

나 : 나뿐제? 라푼젤?

노랑 : 응!

나 : '응!'이 아니지.

노랑 : 이!

(옆에 있던 초록이가 입 안을 가리키며)

초록 : '이'는 이거지!



초록 : (질겅질겅 뭔가를 씹어 먹고 있다.)

나 : 초록아, 뭐 먹어? 맛있는 거면 선생님도 줘.

초록 : 안 돼.

나 : 뭔데. 나도 먹고 싶어.

초록 : 이거 내 코딱지야.



나 : 어제는 우리 파랑이가 정리 대장이었는데. 오늘도 잘할 수 있을까?

파랑 : 나 오늘은 잘 못 할걸?



(유아용 변기 안에 곤충 교구 말벌 하나가 들어 있다.)

나 : 앗! 이게 뭐야. 여기 들어 있었구나.

남색 : 말벌이 너무 고독해 보여요.



(여아아이들은 퀸카를 부르며)

보라 : 엄마 퀸카~ 엄마엄마퀸카~

핑크 : 우리 엄마는 김은지인데.








"ㅇㅇ 놀이할 사람, 여기 여기 붙어라~ 10 9 8 7...."


공주 놀이인지 보드 게임인지 , 무슨 놀이인 줄 알아도 몰라도 상관없다. 아이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죄다 와서 한 엄지 위에 네 손가락을 포갠다. 포개고 포개어진 앙증맞은 손가락들 사이로 계절이 깊어간다.


가을도 봄처럼 찰나같이 지나갈 터. 곧 겨울이 올 거라고 떠올리니 짧은 가을이 더없이 소중하고 애틋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