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하트 수집 일기 ♡
빨강 : 선생님 내 이름에 '아' 들어가요.
나 : 그렇지!
빨강 : 유나 이름에 '아' 들어가요.
나 : 아니, 유나 이름에는 안 들어가는데?
빨강 : 딱 걸렸네.
나 :???
주황 : 선생님, 쥬쥬 아이스크림 사 주세요.
나 : 선생님 돈 없는데.
노랑 : 나 돈 많아.
주황 : 나 쥬쥬 아이스크림 사 줘.
초록 : 우리 아빠 돈 많아. 근데 초대장이 없으면 우리 집에 못 와.
파랑 : (마스크를 쓴 채로 윙크 세게 하다가 소리 나는 방귀가 '뿡!'하고 나와 버렸다. 나랑 눈이 마주치자 배시시 웃으며) 강소영 선생님, 비밀이에요.
남색 : 선생님 초콜릿이 슬프대요.
나 : 왜 초콜릿이 슬프대?
남색 : 엄마가 화나게 했대요.
(만 2세 보라는 또래보다 말이 빠른 편이다.)
보라 : 밖에 깜깜해.
나 : 깜깜해? 달 보이나 봐봐.
보라 : (보고 와서) 달 보여. 동그란 달이야.
나 : 동그란 달은 보름달이야.
보라 : 와, 예쁘다.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종종 읽어 준다. 글밥이 점점 많아졌고 읽는 시간도 점점 길어졌다. 몸을 배배 꼬며 오래 앉아 있지 못하던 아이들도 제법 끝까지 집중한다.
"모자키가 먹은 건 머리가 좋아지는 약이 아니라 코딱지였지요?"
"선생님, 오싹오싹 시리즈 다음 것도 나오면 꼭 읽어 주세요."
"내 모자 내놔! 끽끽끽 끽끽! 이거 너무 웃겨요."
그림책을 그림책 자체로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읽고 나서 느낌이 어떤지 정도는 물어본다. 팔을 쭉 뻗어 발표하고 싶은 마음이 퐁퐁 솟는 모습을 보면, 똑같은 답이 반복되더라도 안 시켜줄 수가 없다. 많이들 컸다. 정말.
바람이 달라졌다.
해가 짧아졌다.
가을아, 잘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