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와 겨울산 품으로

주말부부일기 #9 - 윗세오름에 오름

by 씬디북클럽





"드루와~ 제주 겨울산의 상고대 품으로~"



온통 겨울왕국이다.


귓가에선 'Let it go'가 크게 작게 계속 들리는 듯하다. 저 길 끝에서 엘사가 긴 머리를 옆으로 넘기며 모델워킹으로 걸어 나올 듯하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다. 폰으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그 신기한 모습이 담기지 않는다.


상고대 뜻은 늦가을이나 겨울 새벽, 이른 아침에 대기의 물방울이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서 나무, 돌 등과 만나서 하얗게 얼어붙는 것. 눈이 쌓여 만들어지는 눈꽃과는 다르다. 무서리, 수상, 무빙, 영어로는 rime이라고도 한단다.






"나는 가을산보다 겨울산이 더 좋은 것 같..."까지 말하자마자, 철썩! 왼쪽 뺨이 얼얼하다. 한라산의 매서운 1월의 바람을 세차게 얻어맞았다.


백록담까지는 부분 통제가 되었다. 윗세오름 대피소까지가 오늘의 목적지. 도착한 그곳에는 이미 나와 같은 길을 올라온 동지들이 가득하다. 발열음식과 컵라면을 먹는 김이 가득하다. 미지근해진 물을 넣은 꼬들한 면발 한 입, 냉장고보다 시원해진 귤 한 조각으로 겨울산의 추억이 하나 더 쌓였다.







"춥긴 한데 그래도 설악산보다는 나는 여기가 더 좋..."까지 말하자마자 이번에는 오른쪽 뺨이 얼얼하다. 알았어. 알았어. 쉽게 보지 않을게. 마음대로 오를 수 없는 산. 대자연의 허락이 떨어져야 오를 수 있는 산. 겸손한 마음으로 올라야 하는 산. 오늘 이 시간을 허락해 주어서 고마워.


언젠가 백록담 등반을 도전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네 번째로 좋아하는 계절이었던 겨울이 오늘 이후로 순위가 오르게 될지는...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