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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m Lee Apr 05. 2016

부끄러워해본다.

#1_영화 <동주>

영화 <동주>를 보았다. 윤동주 시인은 더 말할 것도 없이 비운의 천재 시인이다. 그의 일대기를 영화를 통해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송몽규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는데 그에 대해서도 이번 기회를 통해 알 수 있어 더 뜻깊었다.


나는 몽규가 동주를 아끼는 모습이 너무 처연하게 느껴졌다. 몽규는 동주가 훼손되지 않기를 바랐을 것이다. 조국도 잃고 내 나라 말도 잃었지만 끝까지 지키고 싶었던 존재가 동주였을 것이다. 나에게도 그렇게 아끼는 존재가 있기 때문에 더 공감이 갔을지도 모르겠다.


몽규는 계속 말했다. 자신은 이 일을 하는 목적과 목표가 있다고. 모두가 그것을 잃어버린 주권을 찾기 위함이라고 거창하게 포장하지만 나는 그가 근본적으로 원했던 것은 그가 아끼는 것들이 훼손되지 않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갖고 있는 것들을 쟁취하기 위해 온몸을 바치고 하나의 말과 행동도 부끄러워했던 몽규와 동주를 생각해본다. 그리고 아무런 투쟁 없이 온갖 것을 누리고 이렇게 쉽게 글이 쓰이는 것을 잠시 부끄러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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