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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m Lee Apr 06. 2016

커피 예찬론

#2_커피

커피를 좋아한다. 언제 시작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중고딩 때 어른들 흉내 낸다고 시작했던 것이 처음이지 싶다. 달짝지근한 레쓰비 캔커피로 시작해서 지금의 쓴 아메리카노까지 왔다. 가끔은 에스프레소도 즐긴다. 이 것은 유럽여행을 다녀온 후의 허세가 아직 남아서일 지도 모른다.


밥 한 끼보다 비싼 커피를 먹는 것에 나는 찬성이다. 밥 한 끼로 해결되지 못한 것들을 고작 그 커피 한 잔이 채워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커피 한 잔을 앞세우고 너와 마주할 때 밥 먹을 때는 나누지 못하는 대화를 틀 수 있다. 밥 먹을 때는 습관적으로 밥과 반찬으로 향하는 수저질이 혹은 본능적인 식욕이 우리의 대화를 방해하지만 커피 너머로 마주한 너와는 조금 차분하게 너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 적어도 나에겐 그렇다.


담배도 안 피우는데 이러한 기호식품 하나는 있어도 괜찮다고 자위한다. 가끔 하루 적정량을 초과하여 잠을 설쳐 커피 탓을 할 때가 있지만 그래도 커피 없는 하루보다는 잠을 설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분위기 좋은 카페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햇살이 부서지는 창가 자리나 테라스가 있으면 금상첨화다. 그러한 눈부신 장소에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사람과 눈부신 날을 보내는 것만큼 황홀한 일도 없을 것이다. 그 자리에 커피가 함께여서 더 좋다.


커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언제 어디나 손 닿는 데에 찾을 수 있는 그리고 몸과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그런 구수한 향기가 나는 그런 사람 말이다. 조금은 중독된 듯 매일 보고 싶은 그런 사람이 나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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