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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m Lee May 12. 2016

찌질 금지

'찌질하다'는 그 행동이 못나고 추접하다는 뜻이다. 사람의 외모와 됨됨이가 몹시 추접하고 더러울 때도 찌질하다고 표현한다. 나는 사실 외관상으로 찌질한 것보다 그 사상이 찌질한 사람이 더 별로다.


가령, 유학한 여자는 만나려 하지 않는다던가, 십원 한 푼까지 더치페이하려는 작자들 말이다. 유학한 여자의 어떤 점이 만남을 저해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여자 유학생을 싸잡아 몸을 막 굴린 여자로 규정하고 설령 굴렸다고 해도 조선시대도 아닌 지금 혼전순결을 강요하는 시대에 뒤떨어지는 자들은 너무 찌질해서 봐줄 수가 없다. 더치페이는 좋다. 그런데 그걸 굳이 십원 한 푼까지 나누는 것은 '너와 나는 계산이 다 되었으니 다시 안 봐도 그만'처럼 느껴진다. 서로 빚도 지며 호기롭게 쏠 줄도 아는 사이였으면 좋겠다 너와 나는.


일하다가도 개찌질이들을 간혹 만나게 된다.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 페이를 깎는다던지 작은 것에 목숨을 걸고 딴지를 거는 찌질이들. 업무로 엮이지 않았으면 절대 만날 일이 없을 것 같다.


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찌들 때가 있지만 그래도 찌질해지지는 말아야지. 뭣도 없어도 호방하게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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