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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m Lee Jul 12. 2016

진심

달이 바다에 비춰 반짝반짝 빛나는 밤이었다. 나보다 크고 아름다운 것에 대한 경이는 억지로 쥐어짜 내지 않아도 저절로 입 밖으로 튀어나온다.


"와~ 예쁘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것들이 넘치지만 애쓰지 않고서도 그 자체로 예쁘고 빛이 나는 것은 막상 쉬이 눈에 띄지 않는다. 많은 것들이 두꺼운 화장과 가식과 거추장스러운 포장을 하고 있다. 신이 만든 저 하늘에 해와 달과 두 발로 마주하는 땅들의 여러 모습만이 영겁의 세월이 흘러도 그 자리에서 기개를 뽐낸다.


인간은 그 수명이 유한하기에 긴 세월을 온몸으로 맞아가며 더욱 견고해진 자연의 아름다움을 따라갈 길도 없으며 자연스레 노화하여 작고 초라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위대한 자연의 얼굴 앞에서 견줄만한 것이 하나 있으니 바로 마음이다. 사람 마음은 참으로 옹졸하고 간사할 때가 많지만 그 보잘 것 없는 마음이 때로는 온 마음을 울리고 누군가의 심장을 때릴 때가 있다.


나의 마음은 여전히 유약하고 때때로 미워하고 시기하며 미운 모습을 할 때가 많지만 누군가를 위해 마음을 다하고 내 마음의 맨얼굴을 쉬이 보여주고자 하면 나는 끝도 없이 너에게 달려갈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돈으로 살 수가 없지만 진짜 마음은 진짜 마음으로 얻을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진심. 그리고 그 진심은 밤바다에 비친 달빛만치 아름답다.  


너는 말끝마다 '진심'을 갖다 붙였다. "진심이야." 너의 말이 '진심'으로 포장한 꾐인지 듣기 좋은 사탕발림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네가 '진심'이라고 이름 붙인 모든 마음을 나는 내 진심을 다해 받고 싶다.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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