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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m Lee Feb 05. 2016

이 겨울, 사랑을 품자.

나는 겨울에 태어난 아이지만 겨울이 참 싫다. 내가 따뜻한 캘리포니아에서 자랐기 때문에 추위에 대한 내성이 없을 수도 있지만 항상 이별이 겨울에만  찾아왔음이 아마 더 큰 이유일지 모르겠다.


처음엔 대화가 부서졌다. 그러나 알아채지 못했다. 그것이 이별의 징후였음을. 아무리 반복해도 절대 익숙해지지 않는 이별에 내 세상은 무방비상태로 부서졌다. 누구처럼 이별하고 속에 있는 불덩이를 식히고자 눈을 한 움큼 삼킬 감수성은 타고나지 못해 나는 매일 울기만 했다. 아, 대신 술을 삼켰다. 가시 같은 말들이 내 마음에 유리조각처럼 박혔는데 난 뽑아낼 생각은 안 하고 더 움츠려  끌어안고 나 스스로를 찔렀다. 그래서 내게 겨울은 아픔이다.


누군가를 만나 사랑하고 이별하는 것은 쉬운 일 같으면서도 참 어려운 일이다. 누구의 말마따나 너라는 세상과 나라는 세상이 만나는 일인데 어찌 큰 일이 아닌가.  


재미로 한 번 봤던 나의 사주에서 나는 물, 불, 흙, 나무, 금의 기운이 골고루 다 있는 최상의 팔자라고 했다. 역시 나는 온 우주를 품고 있는 년이었다. 우주를 품었는데 뭔들 못 품으랴. 그래 올 겨울엔 눈이 아니라 술이 아니라 사랑을 품어야겠다. 그래 파도가 반복해서 바위에 부딪쳐 부서지는데도 멈추지 않는 것처럼 누가 이기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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