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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둥새 Dec 03. 2020

불혹과 이립 사이

<독일 코끼리 만지기>가 <독일은 왜?> 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1.

다리를 떨면 복이 나간다, 밥그릇에 숟가락을 꽂으면 재수가 없다, 밤에 휘파람을 불면 뱀이 나온다... 등과 같이 딱히 근거는 없지만 타부시 되는 미신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독일에도 존재한다.


수많은 미신 중에 하나는 "절대 생일을 미리 축하하지 말 것". 우리나라에서는 생일이 다 지나기 전 미리미리 축하 인사를 건네는 반면, 독일에서 생일 당일 이전에 하는 축하는 '너 엿먹어라'는 욕만큼이나 안하느니만 못한 행동으로 여겨진다. 다가오는 좋은 일에 입방정을 떨면 오던 복도 달아난다는 믿음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독일에선 생일파티도 당일 또는 그 이후에 한다. 생일 축하의 유효기간도 엄청 길다. 생일이 지난 지 수 개월 뒤에 파티를 해도 별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둘째가 작년 11월에 초대받았던 생일파티가 있는데 친구의 원래 생일은 7월이었다고 한다.)


2.

내 생일은 6월이다. 벌써 반년이나 지났다. 81년에 태어났으니 올해로 딱 마흔이됐다.(만 나이가 글로벌 스탠다드이지만 왠지 구차해서 안쓰기로 한다.)


논어에서는 마흔이면 어느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불혹(不惑)이라고 했다. 그러나 아직도 이리저리 갈대처럼 흔들리는 나는 불혹이라하기엔 아직 먼 것 같다. (불혹은 인생의 '부록'이래요 꺌꺌꺌 하면서 40줄에 들어간 늙은(?) 선배들을 놀려댔던 나...매우 반성합니다. 저는 마흔 안될줄 알았어요..ㅠㅠ)


윤리시간에 달달 외웠던 기억이..

@동아일보


아닌게 아니라 공자님 시대에는 평균 수명이 훨씬 적었을테고, 그 때 나이 마흔이면 요즘으로 치면 여든, 아흔살과 비견해야 되지 않나 싶다. 우리 부친께서 만날 주장하는 억지도 사실은 이와 상통한다. 불과 1970년대만 해도 평균수명이 60세 정도에 불과했으나 요즘은 80세를 훌쩍 넘긴다. 그러니 우리의 실제적인 나이도 본래 나이에서 대략 0.8을 곱해서 계산해야 된다는 거다. (그러면서 본인 나이는 예전으로 치면 아직 50대 초반밖에 안되는 거라고 아직 한창이라고 막 우기...)


무튼 이 계산법대로라면 나는 올해 40이 아니라 겨우 30살 정도 된건데, 공자님은 나이 서른은 이립(而立)이라 하셨다. 기초를 세우는 나이, 비로소 홀로 서게되는 나이라는 뜻이다. 


오호 솔깃하다.


3.

비교적 이른 나이에 회사 생활, 결혼 생활, 육아 생활을 시작했던 나는 내 자신이 되게 씩씩하고 독립적인 인간인 줄 알았다.


독일에 오고 나서야 얼마나 착각에 젖어있었는지 비로소 깨달았다. 한국엔 항상 나 대신 집안일과 육아를 맡아주신 부모님이 계셨고, 술 한잔 하며 뒷담화를 나눌 친구들이 있었다. 도처에는 배달도 가능한 음식점이 널려있었고, 모르는게 있으면 척척 알려주는 SNS가 있었다. 내가 독립적으로 하는 일이라곤 고작 아침에 출근했다 저녁때 퇴근 하는 일 뿐이었던 것이다!


독일에서 나는 혼자가 됐다. 모든걸 내 힘으로 해내야만 했다. 밥하기, 청소하기,  장보기, 애들 유치원, 학교 보내기... 쉬워보이나 하나도 쉬운게 없었다. 출근이 없으니 퇴근도 없었다. 내 공간이 없어지고 내 시간이 없어졌다. 


물리적인 시간은 많아졌으나 마음을 안착할 데를 발견하지 못했다. 운동도 해보고 그림도 그려보고 공부도 해보고 쇼핑도 해봤으나 흥미를 느끼지도 못하고 뭔가 다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뭘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난 앞으로 뭘 해야 할까? 근본적인 질문을 계속 하게됐다.


그러다가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누가 시켜서 한 것도 아니고, 안하면 안되는 것도 아니었다. 고뇌만 한다고 답이 나올건 아니었으므로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글솜씨가 뽀록나는게 부끄러워서 주변엔 알리지도 않고 필명 뒤에 숨어서 조금씩 조금씩 글을 남겼다.


내 글의 진가를 알아보신 다음카카오브런치 관계자느님들....


운이 좋았는지 브런치 메인에, 다음 포털 메인에도 가끔씩 글이 소개됐다. 구독자들이 늘어나고 라이킷이 늘어나고, 글이 이 점점 쌓이니 욕심도 생겼다. 한권으로 엮어서 책을 만들면 의미도 있고 기록용으로도 좋을거 같았다. 먼저 셀프 출간을 알아보다가 손해볼 건 없다는 생각으로 출판사에 투고를 했봤다. 그 중 내 글을 좋게 봐주신 <이지앤북스>와 연이 닿았다. 


4.

12월 1일, 드디어 책이 나왔다.


굳이 반년이나 지난 내 생일을 끌어와 이런저런 말을 늘어놓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오늘에야 비로소 이립이 됐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오롯이 스스로 무언갈 생각하고, 실행하고, 결실을 맺은건 이번이 처음이다.(물론 그 과정에서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책 이름은 <독일은 왜?>다. 원제인 <독일 코끼리 만지기>보다 조금 더 직관적이며 조금 더 어그로를 궁금증을 자아 낼 수 있 제목이라고 판단했다. 독일 전통 모자와 할아버지 콧수염을 담은 깔끔한 표지 디자인이 한번 더 눈길을 잡는다. 


이방인의 눈으로 본 독일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독일 생활 에세이이자 알쓸신잡학서이다.  여기 살면서 직접 부딪혔던 에피소드들, 그리고 궁금했던 부분에 대한 답을 나름대로 찾아 설명했다. 대부분의 글들이 이미 브런치에 공개된 내용들이라 둥새작가의 독자분들은 익숙한 내용들이지만 훨씬 더 예쁘게 다듬어졌다. (출판 전문가가 괜히 있는게 아닙니다 여러분) 미공개 에피소드도 두어개 담겨있다.


5.

금방 끝날 것 같았던 코로나가 계속 되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냐 2단계냐 하는 와중에 해외여행은 언감생심 꿈도 못꾸고 있다. 이럴때 필요한건 뭐? <독일은 왜?>이다.


일상에 소소한 즐거움과 행복이 필요한 요즘, <독일은 왜?>에서 지구 반대편에 사는 사람들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보며 해외여행의 아쉬움을 달래보자.(...라고 출판사에서 홍보중입니다.)





지금까지 저의 글들을 읽어주신 모든 브런치 독자분들께 감사드리며, 독자님들을 위한 소소한 기념품 및 이벤트도 구상중이니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구매 ㄱㄱ 후기 ㄱㄱ!!


주요 인터넷 서점에서 모두 구매하실 수 있고,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하루이틀정도 더 있어야 입고된다고 합니다. 책 구매 링크 공유드립니다. 


1.예스24

http://www.yes24.com/Product/Goods/95878527?OzSrank=1


2.알라딘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57358962


3.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91185831992&orderClick=LAG&Kc=


4.영풍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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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터파크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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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1번가 (T멤버십 추가 15%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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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올 연말 <독일은 왜>와 함께 따뜻하게 마무리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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