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전 지역, 5월 3일까지 락다운 연장
락다운의 종료 시점인 줄만 알았던 4월 15일이 지났다.
예상했던 대로 락다운은 보기 좋게 연장되었고 5월 3일까지 나는 또다시 강제 감금을 견뎌야 한다.
하,
이번엔 정말 크게 와 닿았다.
가슴이 답답했다.
나는 도시에 사는 사람이 아니다.
소도시도 아닌 마을, 우리나라 읍, 면, 리랑도 비교가 안 되는 그냥 아무것도 없는 곳.
정말 작은 마을, 작은 구멍가게 하나 찾기 어려운 그런 황무지에 살고 있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락다운이라니.
아무것도 할 게 없다는 것이 정말 큰 고욕이다.
하지만 이런 시골에서 고립되어 혼자 안전하게 숨 쉬며 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지 라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내가 이번 락다운 연장을 2차 락다운이라 부르는 이유는 이제는 정말 모르겠기 때문이다.
얼마나 이 사태가 지속될지 락다운이 계속될지 진짜 모르겠다.
그만 좀 했으면 좋겠는데 이건 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니 참.
계속해서 늘어나는 확진자 차트는 마음을 더욱 착잡하게 만든다.
이제 인도 내 모든 국민들의 마스크 사용이 의무화되었다. 병원, 식료품 가게 등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판매하는 곳과 몇몇 허가를 받은 공장 및 회사는 운영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사실상 주 간 이동이 막혔기 때문에 도시에서 들어오는 식자재를 주기적으로 받기란 매우 어렵다.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간 직원들이 이 곳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방법도 없다. 무엇보다도 상대적으로 확진자가 넘치는 다른 주 사람들, 대도시 외부인을 반길 사람은 아무도 없다.
회사 운영은 불가능하다.
식료품 가게 또한 모든 것들이 대도시에서 들어오는데 그쪽도 생필품과 식자재가 필요한 건 마찬가지일 테니
더더욱 이 작은 마을까지 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열심히 발품을 팔아 아직까지는 먹고 자는 데 문제가 없다.
생필품을 걱정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 정말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기력하다.
하는 것도 없는데 괜히 몸이 쑤시고 더 피곤한 것 같다.
이 무료함을 어떻게 달래야 하는 걸까.
무료함을 느끼는 것에 감사해야 할까.
방 안에서 춤도 춰보고 목이 터져라 노래도 했다.
홈트레이닝도 따라 하고 유튜브 개인채널 영상편집도 하고
글도 쓰고 편지도 쓰고 이것저것 검색도 하고 뉴스도 보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다.
점점 한계가 보인다.
나의 유일한 낙이었던 이태원 클라쓰가 종영했다.
요즘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고 있는데 일주일에 한 번밖에 안 하는 게 너무 화가 난다.
넷플릭스에 목숨을 걸 수밖에 없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카페 앉아 여유롭게 플랫화이트를 마시고 싶다.
오렌지 빛 조명이 가득한 바에 앉아 모르는 사람들이랑 같이 수제 맥주를 마시고 싶다.
피자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