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나날들의 연속, 인생은 타이밍이다.
코로나와 인도 내 봉쇄령에 대한 대응 때문에 고생했던 초기와는 달리 요즘은 아주 평화롭다.
직원들 급여도 오늘로서 마무리가 되었으니 당분간 처리해야 하는 큰 업무는 없다.
폭풍우가 지나가고 드디어 평화로운 하루가 찾아왔다.
일주일 남았다.
다음 주에는 나갈 수 있을까?
요즘 내 머릿속에는 온통 코로나가 끝나면 뭐 하지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가장 먼저 예쁜 카페에 가서 아이스 라테를 시켜야지.
그다음에는 네일 아트를 받으러 네일숍에 가고
저녁에는 벵갈루에 사는 친구들을 만나 오랜만에 펍에 가서 맥주를 마시는 거야.
그리고 그 날은 5성급 호텔에서 와인과 함께 반짝이는 야경을 즐기며 하루를 보내야지.
다음 날 아침에는 첫 월급 탄 것을 몽땅 가지고 전부 쇼핑하는데 써버릴까 등등.
뜬금없지만 정말 인생은 타이밍이다.
타이밍은 어쩌면 인생의 전부일지도 모른다.
지난 1월, 그 회사를 그만두지 않았더라면 나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아마 전세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갔겠지.
적절한 타이밍에 잘 그만두었고 적절한 타이밍에 이 곳으로 잘 왔다는 생각이 너무나 든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 맘 때
호주에서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코알라들 밥 주면서 놀았는데
지금은 호주 산불피해로 그 예쁜 하늘도 다 사라지고
코로나 때문에 워홀러들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지금 한국 여권이 먹히는 곳이 아무 데도 없다는 것이 나로서는 참 놀라울 뿐이다.
세계여행도, 호주 워킹홀리데이도,
정말 모든 것에 있어서 타이밍이 참 절묘하다.
인생은 타이밍, 모든 것은 타이밍이다.
그러니 항상 날아갈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문득, 요즘은 내가 나다워질 수 있는 시간들이 많이 주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인복 하나는 끝내주는 내가 유달리 올해 초, 사람이 자꾸 꼬였었다.
그래서 많이 힘들었고 상처도 받고 마음도 불안정했었다.
내가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챙겨주실 수 있는 것들은 다 챙겨주시는 법인장님.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은 것은 다 하라는 부장님.
업무적인 부분,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개인적인 부분들까지도 잘 챙겨주시는 차장님들과 과장님들.
마음 편하게 내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
마음껏 나다워질 수 있는 시간들이 주어지는 환경,
덕분에 괜찮아졌다.
아팠던 지난날들이 다 날아가버렸다.
다 훌훌 털고 원래의 나로 돌아왔다.
입에 맨날 달고 다녔던 이 말을 참 오랜만에 써본다.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