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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디 Sep 01. 2021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

영화 디센던트 리뷰: 기쁠 때는 따로, 슬플 때는 함께

와이가 배경이어서 그런지 영화의 풍광이 너무나 예쁘고, 조지 클루니가 하와이 원주민의 4대손으로 나오는데, 너무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섬 하나가 통째로 유산으로 남겨졌다니 정말 대단한 조상을 둔 사람, 그런데 삶의 가치관이 너무나 정직하고 곧이 곧대로다.

절대 아이들이 자기 마음대로 살도록 많은 돈을 남기지 않겠다는 것이 그의 신조



모든 것은 아내 엘리자베스가 보트에 머리를 부딪혀 코마 상태에 빠지면서 시작되었다.

일만 알았고, 두 딸들도 잘 살고 있다고 믿었었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아내는 바람을 피우고 있었고, 그와 이혼까지 생각했었던 것

정말 주인공 맷이 불쌍해야 하는데, 바람난 상대 남자를 큰 딸과 함께 찾아가는 상황(물론 아내의 생명유지장치를 빼기 전에 마지막으로 아내가 사랑한 사람이니 인사를 하라는 명목이었지만)이라든가, 장인은 부처와 같은 맷에게 자기 딸이 죽게 된 것이 모두 맷의 탓인 듯 말하는 상황이라든가 하는 것이 슬프다기보다 우스꽝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그래도 그 와중에 죽음을 앞둔 아내의 명예를 지켜주기 위해 아무 말도 안 하는 맷


이 영화는 이렇게 엉망진창인 것 같던 가족이 아내의 죽음으로 두 딸과 더욱 가까워지게 된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그리고 어쨌든 자신이 외롭게 만들어서 아내가 바람을 피우게 된 것이라는 자기 성찰과 죽음을 앞에 두고 변명 한마디 할 수 없는 의식불명 상태의 아내를 용서하는 관대함까지 아내의 죽음 앞에 남겨진 딸들을 위해 그가 선택하는 모든 행동들이 너무나 사려 깊다 보니...

아버지는 이런 사람인가... 너무나 든든한 모습에 현실감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가, 맷이 자기의 선조들에 대해 긍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선조의 유산으로 남겨진 섬을 어떤 개발회사에도 팔지 않겠다고 결정하고 그것을 사촌들에게 선언할 때 알 수 있었다.   

영화의 제목이 왜 '디센던트'였을까 했더니.... 여러 가지 의미에서 좋은 뜻을 품었던 선조들의 후손이라는 긍지와 자부심, 그리고 다시 후손들에게 그런 긍지를 물려주어야 한다는 그런 일말의 책임감 같은 것을 갖고 있는 주인공이었다.



아름다운 섬과 바다의 풍광 때문에 이 가족이 곧 세상을 떠날 아내, 엄마를 갖고 있는 사람들인가 할 정도로 평화로워 보이기도 했다.

주인공은 다른 사람들처럼 흥분하지도 화를 내지도 않았고, 냉정하고 차분하게 아내가 곧 세상을 떠날 것이라고 알리고 마지막 인사를 하게 했다.


비겁하게도 아내의 불륜 상대는 결국 마지막에 나타나지 않았고 대신 그의 아내가 와서 의식불명의  엘리자베스에게 한바탕 원망을 늘어놓고 간다.

 

맷이 아내에게 하는 마지막 말과 키스 그리고 눈물이 가슴을 찡하게 했다.

딸들은 엄마에게 어떤 마지막 인사를 했을까 궁금했다. 한바탕 난리 치던 장인이 딸에게 어떻게 마지막 인사를 하는지 문을 빼꼼히 열고 지켜보는 맷과 딸들

 


딸들과 함께 아내의 유골을 하와이 아름다운 바다에  뿌리고 또 딸들과 함께 소파에서 이불을 같이 덮고 함께 TV를 보는 아빠의 모습.

이들이 정말로 가족은 이런 거였지, 기쁨은 함께 하지 않지만 슬픔은 같이 하게 되는 존재가 가족이었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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