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으로 만든 배려, 여유
힘을 빼야 편안하다. 힘을 빼야 힘을 주는 순간에 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 글을 쓰면서 긍정적인 단어를 보면 편안해지고, 부정적 단어를 보면 불편해지는 감정을 보았다. 힘을 빼기 위해 나에게 무엇이 필요할까 생각해 본다.
여유(餘裕)
: 물질적ㆍ공간적ㆍ시간적으로 넉넉하여 남음이 있는 상태. 느긋하고 차분하게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마음의 상태. 또는 대범하고 너그럽게 일을 처리하는 마음의 상태.
여유가 없는 삶이란, 항상 조급하다. 쫓기듯 정신이 없고 고스란히 부정적 에너지는 곁의 사람들에게 전해진다. 여유가 있으면 온화해진다. 따뜻한 차를 천천히 음미하는 사람이 '온화한 사람'이라 단정할 수 없지만 따뜻한 차를 마시는 그 순간만큼은 온화한 온기, 여유를 누리는 사람일 것이다. 여유가 없는 나는 운전대를 잡고 화가 나고, 층마다 서는 엘리베이터 앞에서도 화가 난다. 오늘 지금 내게 여유가 있다면 누가 어떤 자극을 줘도 견딜 만, 넘길만할 것이다. 나는 여유를 원한다.
배려(配慮)
: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마음을 씀.
혼자 살 수 있을까? 이 세상에 나 혼자, 또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우리 가족만 살아남았다 생각해 보자. 행복할 수 있을까, 아이를 키우며 세상이 건강해지고 따뜻해지길 바라는 날이 많다. 내가 사는 세상은 사람이 사는 세상이다. 더 큰 자연이란 만물을 소비하는 것도, 다양한 동물과 공생하는 법도 현재는 사람이 주도한다. 우리 집이 행복하길 원하니까 이웃도 행복한 사람들이길 바란다.
나와 닿은 작은 세계에도 많은 사람이 있다. 재활용구역을 깨끗이 관리해 주시는 관리사 덕분에 쓰레기를 버리러 갈 때에도 기분이 상쾌하다. 아파트를 지켜주시는 경비원분들 덕분에 안전하게 지내고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이웃들은 서로를 몰라도 정중히 인사한다. 택배아저씨들 덕분에 거의매일 도착하는 택배들을 현관 앞에서 받아볼 수 있다. 늘 주문하는 양배추, 양파, 버섯, 두부, 곰국, 새우, 오징어젓갈, 명란젓, 치즈, 우유, 계란... 식재료, 생필품,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공예품까지, 수많은 사람의 손을 거친다. 나에게 오는 것들을 만들어준 사람들이 행복한 마음이길, 건강하길 바란다. 아직 부족해 되새기지 않으면 금세 잊고 마는 나는 나의 행복을 위해 여유, 배려를 깊이 새기고 오늘도 연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