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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네피에 Jan 03. 2022

[Netflix] '돈 룩 업' - 사실과 진실의 차이

육각형 스낵리뷰

넷플릭스 무비 찍먹

['넷플릭스 무비 찍먹'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시리즈 작품들을 '육각형 분석표'와 함께 다각적으로 살피는 리뷰입니다.]




넷플릭스 독점 스트리밍 영화 

- '돈 룩 업' 2021

6개월 뒤 지구와 충돌할 혜성을 발견한 디비아스키

작품 줄거리

천체를 관측하던 박사 과정의 케이트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는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있는 직경 10km의 혜성을 발견한다. 이 혜성이 6개월 뒤면 지구에 충돌하고, 지구는 멸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디비아스키는 담당교수인 랜달 민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고, 둘은 이 절망적인 사실을 최대한 빨리 세상에 알리려 한다. 가까스로 NASA의 담당자인 오글소프 박사와 함께 대통령을 알현할 스케줄을 잡았지만, 돌아가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대통령은 이 사상초유의 종말 위기에도, 당황하기는 커녕 자신의 정치 생명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언론에라도 호소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둘은 인기 TV쇼에 출연해 위급함을 알리려 하지만, 출연진들 역시 이들의 이야기를 음모론 정도로 취급할 뿐이다. 


시간이 흐르고, 사생활 스캔들로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게 된다. 그제야 대통령은 정치적인 목적으로 혜성 충돌 사건을 이용하려고 하고, 초국적 IT 기업 '배쉬'의 대표 역시 이 사안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작품 소개

넷플릭스 독점 스트리밍 영화 '돈 룩 업'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돈의 블랙코미디 영화입니다. 6개월 뒤면 99.8%의 확률로 혜성이 충돌해 지구가 끝장난다는 사실에도, 자본 놀음과 정치놀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류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주인공과 몇몇 인물, 관객뿐입니다. 이들이 영화 속에서 마주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은 실제 현실을 닮아있기에 관객의 폐부를 찌르기도 합니다.

'돈 룩 업' 육각 스탯

육각형 영화 리뷰

1. 소재(특별함) 8

'돈 룩 업'의 소재를 몇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보자면, '혜성 충돌', '지구 종말', '정치놀음', '미디어와 대중', '자본주의' 등으로 정리해볼 수 있겠습니다. '돈 룩 업'은 혜성 충돌과 지구 종말이라는 소재를 다루는 영화들이 선택하는 노선 치고는 신박한 길을 갑니다. 지구가 6개월 뒤에 끝장난다는 이야기에도 대통령이나 초국적 IT 기업의 대표, 영향력 있는 TV쇼 진행자들은 심드렁한 태도로 자신들의 잇속만 따지는 비상식적인 태도를 보여줍니다. 


2. 등장인물(매력) 8

혜성을 발견한 디비아스키는 이 작품에서 가장 정상적인 범주에 속하며, 평면적 인물입니다. 지도교수인 민디 박사 역시 같은 노선을 타는 듯 보이지만,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불륜을 경험하는 등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다른 등장인물들도 개성이 다양합니다. 미국의 여자 대통령은 무책임하고, 아들인 비서실장은 철딱서니가 없습니다. 초국적 IT 기업 '배쉬'의 대표는 중년 NERD처럼 보이지만 야망 덩어리입니다. 극 초반 백악관에서 디비아스키가 마주친 장관은 간식으로 사기를 쳐 푼돈을 챙깁니다. 한마디로 '대환장 파티'라는 말이 잘 어울리고, 이러한 혼돈이 이 작품의 톤 앤 매너로 유지됩니다.  


3. 배우(연기) 9

주인공인 제니퍼 로렌스와 디카프리오의 연기는 매우 안정적입니다. 관객이 느낄 당황스러움과 답답함을 상식적인 입장에서 잘 느끼고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메릴 스트립, 케이트 블란쳇과 같은 걸출한 조연들 역시 이름에 걸맞게 탄탄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작품 후반부 민디 교수가 카메라를 통해 대중들에게 외치는 독백입니다.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장면이란 생각이 듭니다.  

TV쇼에 출연해 사상 초유의 혜성 충돌을 이야기하는 디비아스키와 민디

4. 장면 전환(리듬/템포) 7

영화는 초반부터 빠른 전개 속도를 보여줍니다. 시작부터 지구를 종말 시킬 혜성의 존재가 발견되고, 10분도 되지 않아 백악관에 도착해 대통령을 만납니다. 언론사와 접촉하거나, TV쇼에 나가기도 하고, SNS에서 비판을 받거나, 불륜을 저지르는 등 에피소드들이 쉴틈 없이 줄줄이 이어지며 정신없이 흘러갑니다.  


5. 장면 연출(비주얼) 7

'돈 룩 업'은 볼거리가 꽤나 많은 영화입니다. SF 장르에서 볼법한 화려한 CG도 등장하고, 권력가들의 일탈적 품행과 부패를 묘사하기도 합니다. 불륜이나 가족애, 풋사랑 같은 로맨스도 있습니다. 게다가 SNS와 미디어 생태계가 적극적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이것들은 전부 다른 성격을 가진 듯 하지만 혼돈스러운 톤 앤 매너 속에서 꽤나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6. 이야기(스토리텔링) 7

'돈 룩 업'의 이야기 진행은 초반 설정부를 지나면서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달립니다. 시작부터 혜성 충돌 발견과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장면까지 한 번에 진도를 뽑습니다. 이 지점에서 대통령을 비롯한 사회지도층의 반응이 '비상식'적으로 나타나고, 이 지점이 승부처입니다. 일찌감치 선을 넘는 것이 이 영화의 전략이고, 그로 인해서 이후에 벌어지는 혼란스러운 사건이나 상황은 훨씬 용인되기 쉬워집니다. '미국의 대통령이 저렇다는데 다른 설정이야 뭐 어때?'라는 심정으로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게 되는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선 넘은 설정은 양날의 검이라고 보입니다. 감독이 진정으로 드러내고 싶은 지점들이 혼탁해지는 역효과를 가져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뒤로 갈수록 서사는 힘이 빠지고, 관객들은 난장판에 대한 피로감이 커집니다. 그럼에도 2시간 18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잘 선방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혜성 파괴작전을 위한 로켓 발사를 관전 중인 대통령과 고위 관료

갈무리

넷플릭스 독점 스트리밍 영화 '돈 룩 업'은 상식을 벗어난 인물과 상황이 난무하는 블랙코미디였습니다. 이런 극단적인 상황 설정을 통해서 감추고픈 인간의 욕망과 민낯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도 하지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개인적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보여준 연기는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한 핏줄 영화 

세상의 끝까지 21일 (2012)

- 지구 종말까지 남은 21일 동안 각자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남녀의 이야기.

빅쇼트 (2015)

- '돈 룩 업'의 감독 아담 맥케이의 전작.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다룬 블랙 코미디.


추천하는 유형

미국식 코미디가 취향이신 분, 인류의 혼란과 혼돈이 재밌으신 분, 디카프리오 팬.


비추천하는 유형

개연성을 중요시하시는 분, 메시지와 교훈을 찾으시는 분, 정신없는 분위기가 힘드신 분.



한줄평
'하늘을 안 보고 사는 게 맘 편할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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