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집사 아녜스 바르다의 단편 영화

<고양이 구구에게 Hommage à Zgougou>에 대해 + 영화 공유

by cinefille

영화감독 아녜스 바르다(Agnès Varda)의 고양이 관련 단편을 발견해 공유드립니다. 바로 <고양이 구구에게 Hommage à Zgouzgou>(2002)인데요, 불과 2분 남짓한 아주 짧은 단편으로, 지금 공유드리는 영상이 영화 전체입니다. 바르다의 반려묘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에요.


https://youtu.be/3T9LgqpIpK0


제가 누벨바그(Nouvelle Vague)에 관심을 갖고 프랑스 영화사 관련 책들을 읽을 때, 많은 남자 감독들 사이에서 홀로 등장했던 여성 감독의 이름이 바로 아녜스 바르다였습니다. ‘누벨바그 여전사’ 로 불리기도 했다고 하지만, 당시 그녀의 최근 다큐멘터리를 찾아보면 그냥 푸근한 할머니셔서, 왜 ‘여전사’라고 불렸을까 의문이었죠. 알고 보니, 젊은 시절의 바르다는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현장 스태프 모두와 기꺼이 맞서 싸울 정도로 고집과 강단을 가진 감독이었다고 합니다.



unnamed.jpg 젊은 시절 카메라 뒤에 선 아녜스 바르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을 흔히 ‘냥집사’라고 부르죠. 고양이 특유의 거만함과 아름다움 때문에 결국 집사가 고양이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게 되기 때문일 텐데요, ‘누벨바그 여전사’라 불리던 바르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고양이 Zgougou(구구)를 ‘여왕(reine), 사회자(pré­sentatrice), 지배자(dominatrice)’라고 부르며, 한가롭게 우월함을 뽐내는 이 고양이를 그저 칭송합니다.


사실 바르다의 고양이 사랑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녀의 극영화 속에서도 종종 등장해 영화에 생동감을 불어넣거나, 주인공의 고독을 상징했습니다. 다큐멘터리에서는 제작사무실 시네타마리스(Ciné-Tamaris)를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들의 모습이 보이고, 인터뷰 장면에서 고양이를 쓰다듬는 모습도 자주 포착됩니다.



Screenshot 2025-10-03 at 11.12.37.png 아녜스 바르다와 반려묘 Zgougou 구구



바르다는 생전에 여러 고양이를 키웠지만, 특히 구구는 그녀의 각별한 사랑을 받은 반려묘였습니다. 구구는 시네타마리스에서 늘 함께했고, 심지어 제작사 로고에 영감을 줄 정도로 바르다의 삶과 예술에 깊이 스며든 존재였습니다. 또한 단편 영화 <Le lion volatil>에서는 파리 덩페르-호슈호(Place Denfert-Rochereau) 광장에 위엄 있게 앉아 있는 고양이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DIR_LeLionVolatil_72-1600x900.jpg 에서 사자 대신 광장 중앙에선 구구의 모습



구구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후 바르다는 그를 기리며 <구구의 무덤 (Le Tombeau de Zgougou)>이라는 설치물을 만들었는데, 봉긋하게 쌓아 올린 모래 언덕 위에 생전 구구의 영상을 프로젝션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얼마나 깊은 교류와 애정이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죠.


https://youtu.be/S-7L30YiPBw?si=oODUHWNYP7Gq4KBt


구구와 아녜스 바르다는 모두 무지개다리 너머로 떠났지만, 이 짧은 단편 속에서 두 존재의 애틋한 관계를 여전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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