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바보 울버린, 안녕

<로건>

치매 노인과 우버 기사

이런 슈퍼히어로 영화라니. 영원히 늙지 않고 절대로 죽지 않을 것 같던 돌연변이들이었는데. 세계를 주름잡던 교수님은 치매에 걸렸고, 맨몸으로 세상을 구하던 아저씨는 리무진 운전을 합니다.

<로건>은 엑스맨 시리즈의 격을 단숨에 올려놓았습니다. 가볍고 얄팍했던 세계관이 더할 나위 없이 묵직해진 느낌이죠. 히어로 울버린의 장엄한 퇴장이랄까요. 이보다 더 근사할 수 없다할만큼.

할아버지, 주소가 어떻게 돼요?

스토리: 히어로물에 서부극을

프로페서 엑스의 치매와 발작 때문에, 돌연변이가 거의 전멸했습니다. 로건도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근근이 살아가죠. 로건은 노부를 모시듯 일당을 벌어 약값을 대고 있습니다. 그런 로건에게 한 멕시코 여인이 찾아와 꼬맹이 돌연변이를 맡기면서 이들의 인생이 한바탕 격랑에 휘말리는 내용입니다.

엑스맨 시리즈로는 <엑스맨 최후의 전쟁> 이후 2번째로 4대 영화제에 초청받았습니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전편의 실망스러움을 훌륭히 만회했죠. 가장 인간적이고 매력적인 울버린이라는, 평론가들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술 먹고 꼬장부리면 죽는다

연기: 처연하고 섬뜩한 이들

프로페서 엑스와 로건이 전에 봤던 돌연변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른 모습으로 나옵니다. 인간적인 고뇌와 삶의 회한 같은 게 물씬 느껴져요. 시원한 액션이 배우들 감정을 가리는 게 늘 아쉬웠는데.

새롭게 등장한 꼬맹이(다프네 킨)의 연기가 일품입니다. 휴잭맨 보다 훨씬 무섭고 섬뜩해요. 반면 악당으로 나오는 인물들은 딱히 인상적이지 않았습니다. 늘 보던 전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서.

너.. 연기 어느 학원에서 배웠니?

아메리칸 스나이퍼라 해도 믿을 판

추천: 가장 인간적인 엑스맨

엑스맨 시리즈의 전편을 하나도 안 보신 분이라도 전혀 문제될 것 없습니다. 영화의 톤이나 분위기가 전혀 다르거든요. 엑스맨 시리즈 답지않은 청소년 관람불가입니다.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해요.

샤방샤방하고 경쾌한 영화를 기대하시면 안됩니다. 외려 진중하고 어둡고 처연해요. 그래서 작품성에 반응하는 분들에겐 근사할텐데, 오락성을 따지는 분들에겐 텁텁할 거예요. 데이트에 꼭 참고하시길.

딸 앞에서는 어쩔 수 없죠. 암요.

p.s. 17년간 덕분에 행복했소만.. 이젠 따님의 칼질을 봐야하오?

# 김프로 별점    ★★★☆

(데이트 활용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