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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프롷 Mar 09. 2017

침묵은 응답인가

<사일런스>

신념에 대하여

아무리 울부짖어도 딱히 변하는 게 없습니다. 믿음을 가진 자들은 박해를 받고, 신념을 꺾은 자들은 배부르죠. 신이 있다면 이런 모순된 상황을 왜 보고만 있는 걸까요. 이 오랜 질문에 대해 이야기 하는 영화입니다. 


종교와 신념, 신앙과 인간에 대한 모든 종류의 성찰이 담겨 있습니다. 더러는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지만, 비슷한 고민을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이라면 따라가는데 무리가 없습니다. 오히려 시간 가는 줄 모를 수도.

당시 신부들은 진짜 저랬겠죠?


스토리: 누구를 위한 믿음인가

일본으로 선교를 떠났던 페레이라(리암 니슨) 신부의 변절 소식을 전해들은 로드리게스(앤드류 가필드)와 가르페(아담 드라이버)는, 사라진 스승을 찾고 복음을 전하기 위해 일본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현지에서 박해를 피해 숨어 지내는 천주교 신자들을 마주하죠. 그리고 처참하고 척박한 상황을 보며 자신의 믿음과 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이 과정을 조용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틴 스콜세지 연출이고요, 엔도 슈사쿠의 <침묵>이 원작입니다. 17세기 일본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죠. 마틴 스콜세지가 1988년에 작품을 접하고 내내 마음에 품어 오다 결국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일본 배우들의 열연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영상미란 이런 것

전작인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촬영 감독인 로드리고 프리메토가 카메라를 잡았습니다. 영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감동이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전해줍니다. 일본 장면은 대부분 대만에서 촬영했다고 하죠. 


17세기 일본의 모습과, 당시 천주교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고증에 상당한 공을 들였습니다.'저러다 잘못하면 죽을수도 있겠다' 싶을만큼 위험한 장면들도 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불을 뿜습니다.

리암니슨의 저 표정 때문에 <미션>을 기대했다면.. 글쎄요
보고만 있어도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울화가 치밀만큼 약오르는 연기를 선보인


추천: 종교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께

종교에 대해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고민해 보신 분들, 특히 천주교나 기독교에 대한 고민이 있는 분들께 추천해 드립니다. 다만, 감동적인 순교영화를 기대하고 계시다면.. 글쎄요. 그러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데이트 영화로는.. 상당히 긴 러닝타임과, 심도 깊고 철학적인 영화의 주제 때문에 선뜻 추천을 못 하겠습니다. 그런 게 전혀 상관없는 커플이라면 모를까. 고요하고 사색적이고 풍경화 같은 그런 영화인 건 확실합니다. 

"이봐, 내가 당신 나이 때부터 고민한 영화라고."


p.s. 모가지가 뎅강뎅강 잘려나가는 15세 관람가라니. 쩝.


# 김프로 별점    ★★★

(데이트 활용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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