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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프롷 Dec 14. 2016

천재 감독의 수작

<라라랜드>

화려하고도 서늘한

LA가 배경입니다. 사실 LA는 도시로서 큰 특색은 잘 느껴지지 않는 곳입니다. 핑크빛 꿈과 희망, 회색빛 좌절과 찌든 일상이 공존하는. 그래서 LA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작정하고 아름답거나 황량하게 을씨년스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라라랜드는 이 두 가지를 적당히 잘 담았습니다. 사랑과 성공이라는 주제 아래.

두 사람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죠


세바스찬은 재즈 피아니스트입니다. 미아는 배우 지망생이고요. 두 사람의 삶은 팍팍합니다. 힘들게 알바를 하면서, 그냥저냥 초라한 집에서 살고 있죠. 열심히 자기 꿈을 쫓고는 있지만 '과연 이게 이뤄질까'하는 생각을 하며. 나름의 야심을 가지고 애를 쓰는데도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두 사람은 그런 와중에 우연히 만나게 되고, 서로가 가진 꿈에 매력을 느껴 관계가 시작됩니다. 

손 잡는 장면이 이렇게 두근대고 설레는 일인데 말이죠

미아는 사실 남자친구가 있었지만 결국 세바스찬에게 갑니다. 꿈 때문에. 그리고 두 사람의 본격적인 사랑이 시작되죠. 함께 꿈을 꾸고, 서로를 격려하고,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면서. 하지만 그렇게 차곡차곡 쌓인 추억도 서로가 익숙해 질 때쯤 주춤대기 시작합니다. 세바스찬이 자기 꿈에 대해,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자신이 처한 현실'을 자각한 지점부터 말이죠.  

존 레전드의 노래도 보너스로 들을 수 있고요

여느 연인처럼 불타오르다, 삐걱대다, 다시 타오르길 반복하면서.. 두 사람은 본능적으로 깨닫습니다. 꿈을 열심히 쫓으면서 사랑도 함께 잡을 수는 없을 수 있겠다는 사실을요. 꿈을 버리고 상대방이 꿈을 이루게 헌신하자니, 그럼 본능적으로 상대의 매력이 사라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마주한 두 사람은 결국 각자에게 최선인 선택을 합니다. 아쉬움과 후회가 담긴 애절하고 예쁜 기억은, 영화 말미 멋진 노래 한 곡에 꽉채워 담깁니다. 반전의 순간이기도 하고, 화려함의 절정이기도 하죠.


이 장면은 카페 소사이어티가 문득 생각 나기도 하고


천재 감독의 작품

<위플래쉬>를 연출한 데미안 체즐 감독입니다. 1985년 생인데, 드럼을 치다 뮤지션의 꿈을 접고 하버드에 갔습니다. 원래 이 영화를 먼저 만들고 싶었는데, 투자를 받을 수 없어 만든 게 <위플래쉬>입니다. 330만달러(36억) 들여서 만들었는데 수익을 10배나 냈고, 능력을 인정받아 <라라랜드>를 만들었어요. 벌서부터 오스카 트로피를 싹쓸이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훌륭한 친구에요. 나중에 꼭 만나봐야지 ㅋㅋㅋ

재즈 뮤지션과 배우의 실제적인 애환과 고민이 녹아 있습니다. 백인 연주자와 흑인 연주자 사이의 미묘한 신경전, 재즈바 사장님과 연주자들의 갈등 뭐 그런 게 잘 드러납니다. 실제로 LA에서 유명한 리돈도 비치의 라이트하우스가 나오기도 하고요. 물론 예술인이 아니어도 각자의 꿈과 사랑, 일과 연인을 대입해서 보는데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레돈도 비치에 있는 유명한 재즈바


p.s. 참고로, 레돈도 비치 가서 한국횟집 가시는 분들 많은데.. 별로에요. The Shrimp Lover를 추천합니다.(125 W Torrance Blvd, Redondo Beach, CA 90277) 

오예! 쉬림프 러버!!!


# 김프로 별점        ★★★★☆

(데이트 활용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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