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버시>
서프펜스가 중요한 사건 영화입니다. 법률을 다루는 율사들과 정보를 다루는 공무원을 다루죠. 영국은 우리 같은 대륙법 국가가 아니라 두 나라의 사법체계는 상당히 다릅니다. 그래서 법정에서 싸우는 변호사 검사들의 모습도 차이가 있죠. 하지만 그 차이를 몰라도 꽤나 사실감 있는 영화라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영화보다 뉴스가 훨씬 더 드라마틱 해진지 꽤 됐죠. 그래서 영화 내용 자체가 그렇게까지 충격적이진 않습니다. 군데군데 기시감이 느껴지는 장면들도 있고요. 하지만 그건 우리의 특별한 사정일 뿐 영화의 이야기 자체는 제법 잘 짜여졌습니다.
범죄물에서 중요한 서스펜스가 영화 내내 살아있습니다. 결말이 좀 허무하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긴 한데, 오히려 너무 현실적이라 신선하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로맨틱함과 터프함을 고루 갖춘 에릭 바나. 그의 여자친구로 나오는 레베카 홀. 나머지 조연들도 모두 깔끔한 연기를 선보입니다. 에릭 바나의 대사 중에서 '한 번만 하지' 싶은 것들도 있긴 했습니다만.
인물의 심리를 다루는 영화가 아니라 깊은 맛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깔끔한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만든 워킹타이틀 작품이라 전반적인 분위기가 비슷합니다.
'국정원 애들은 왜 저러냐' 싶으셨던 분들. '우리 애들만 그런가' 갸우뚱 했던 분들께 추천합니다. 팩트를 찾으려는 율사들과, 팩트를 가지고 있는 요원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영국 영화에서 우리나라가 보여요.
특히 법정 영화 좋아하는 커플, 시국에 대한 생각이 비슷하신 분들, 사실적인 영화 좋아하는 분들은 데이트 용으로 사용하셔도 나쁘지 않겠네요. 물론 경우에 따라 '시시하다'며 눈을 흘길순 있습니다.
p.s. 에릭 바나의 로맨스도 가끔은 이렇게 맹숭맹숭 할 수 있다! ㅋㅋ
(데이트 활용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