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프롷 Jan 17. 2017

산만한 구성 시시한 복수

<녹터널 애니멀스>

한 관객의 나지막한 목소리

극장을 찾기도, 시간을 맞추기도 힘들었습니다. 오후 2시 압구정 CGV가 절반쯤 찼더군요. 평론가들 평이 나쁘지 않아 내심 기대를 했는데.. 영화가 끝난 직후, 관객석 첫 반응은 이랬습니다. "에이, 뭐야~"


쉬운 영화는 아닙니다. 상징과 은유가 많이 나오거든요.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장면들이 많아요. 익숙하지 않은 코스 요리를 맛 보기 전, 포크와 나이프를 잡으며 느끼는 서먹함이랄까.

연기를 참 잘하는 배우인데.. 다 뽑아낸 것 같지는 않아요


스토리: '그게 복수야?' 싶은 복수

오스틴 라이트의 원작을 영화화 한 작품입니다. 소설가가 된 남자가 속물스러운 옛여자에게 복수한다는 내용이죠. '복수'라는 단어 때문에 단박에 '어떻게'가 떠오른다면? 좀 시시하다 느끼실 수도 있어요.


수잔(에이미 애덤스)은 주인공이 겪는 비극에 분노하다가, 문득 이 분노가 자신을 향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화려해 보이지만 사실은 속시끄럽게 살고 있는 수잔은 옛사랑을 만나러 나갔다 결국 바람을 맞죠. 옛여자에게 소설을 보내 읽게 만드는 게 전부라니.

저래서 가족 여행은 안전하게 다니는 게 정답이지


연기: 저릿한 연기만으론 부족하다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잖아요, 제이크 질렌할도 에이미 애덤스도. 근데 이야기가 충분히 공감되지 않아서인지 가슴에 와서 박히진 않더군요. 소설속 이야기와 현실이 따로 돌아가는데 갸우뚱한 지점도 좀 있고요.


마이클 새년, 아론 테일러 존슨, 아일라 피셔, 아미 해머 등 조연들의 연기도 모두 좋습니다. 기괴한 이야기 탓에 배우들의 면면이 충분히 부각된 것 같지는 않지만. 물론 제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수도 있습니다.

큰 집에서 화려하게 살아도 안 행복할 수 있다는 거. 그것 참..
로스트 인 더스트 생각이 언뜻언뜻 나는데.. 그래서 더 아쉬웠는지도


추천: 영화 좀 보신다는 분들께

베니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은 <싱글맨>을 연출했던 톰 포드 감독 작품입니다. 영화 보다는 디자인으로 더 유명한 분이죠. 구찌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잘 나가는 패션 디자이너. 영화 곳곳에서 그런 냄새가 나요.


데이트 영화로는.. 잘 모르겠습니다. 소재 자체가 옛사랑에 대한 복수극이기도 하거니와, 스토리가 다소 괴의해서 자칫 고른 사람이 욕을 먹을수도 있어요. 평론가들 평을 보면.. 영화 좀 보신다는 분들은 괜찮을지도.

직원들이 허접한 청바지 입은 꼴을 못 보신다더니.. 역시 패션센스가


p.s. 그렇다고 굳이 X묻은 휴지를 보여줄 것 까지야 ㅋ


#김프로 별점(5개 만점)

스토리    ★★☆

연기    ★★☆

데이트 활용도    ★☆

매거진의 이전글 시 같기도, 스케치 같기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