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이드>
예고편을 처음 보고 기대가 컸는데, 개봉 후 반응이 영 신통치 않더라고요. 첫 주말 성적도 30만명 정도니까 그렇게 좋은 건 아니죠. 그래서 망작이구나 했는데.. 괜찮더라고요. 늘 비슷한 이 패턴. ㅋ
<카사블랑카>도 떠오르고 <잉글리쉬 페이션트>도 떠오릅니다. 배경도 그렇고 소재도 그렇고..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입니다. 백투더퓨처 시리즈, 포레스트 검프, 캐스트 어웨이를 연출한. 왕년에 잘나갔던 형님이라 그런지 옛스러워요. 혹은 촌스럽거나.
맥스 바탄(브래드 피트)은 영국군 스파이입니다. 마리안 부세주르(마리옹 꼬띠아르)는 프랑스 레지스탕스 출신 스파이고요. 두 사람은 모로코에서 독일 장교를 제거하는 작전을 수행하다 눈이 맞습니다. 그리고 영국으로 돌아와 살림을 차리죠. 1년쯤 지나 영국 정보국은 마리안을 독일 스파이로 의심합니다. 맥스는 이 사실을 자기 손으로 밝혀야 하고요.
<이스턴 프라미스>, <프라이버시>, <월드워 Z>의 스티븐 나이트가 각본을 썼습니다. 전쟁 통에 피어나는 사랑 이야기라.. 소재가 신선하진 않죠? 정공법으로 우직하게 달리는 스타일이 더러는 촌스럽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쫀득쫀득 달려갑니다.
두 사람이 영화 찍고 스캔들도 났다는데. 마리옹 꼬띠아르의 연기를 브래드 피트가 받아주지 못하는 느낌입니다. 다른 뭔가에 정신이 팔려 있는 건지.. 브래드 피트 특유의 열연이 잘 안 느껴져요. 아쉽습니다.
마리옹의 연기는 훌륭합니다. 사랑의 단계마다 특징을 매우 잘 살렸어요. 스틸컷으로 보니 더 그렇더군요. 여자는 진짜 같은데 남자는 연기같은 느낌이랄까? 조연으로 나오는 배우들의 연기도 모두 훌륭합니다.
비슷한 느낌의 명작들에 비할 수는 없습니다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촌스럽고 밋밋하다고 보는 분들도, 옛스럽게 깔끔하다고 보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망작일까 걱정하고 계시다면 마음 놓으세요.
데이트 영화로.. 제격입니다. 특히 2~3살짜리 아이를 두고 있는 신혼부부들께 권해드립니다. 영화 볼 시간이 있을까 그게 걱정이지만. 브래드 피트 보다는 마리옹 꼬띠아르에 집중해 보시는 게 나을 듯.
p.s. 마리옹 이마엔 뾰루지 아니고 점입니다 ㅋ
(데이트 활용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