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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프롷 Feb 16. 2017

그래서, 꼬인 인생은 누구 탓?

<하쉬 타임>

경찰이 되고 싶었던 군인

걸프전에서 돌아온 청년과 그 친구들의 팍팍한 일상을 그린 영화입니다. 주인공은 경찰이 되는 게 꿈인데, 사실은 경찰에 체포돼야 할 삶을 살고 있죠. 영화를 보는 내내 '망가진 인생의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가를 문득문득 따지게 됩니다.


LA 경찰 이야기 좋아하는 데이비드 에이어 작품입니다. 유독 이 감독 영화에는 뒷골목 사람들의 거칠고 냉소적인 느낌이 묻어 있거든요. 아마도 본인의 성장 과정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1968년 생으로 일리노이에서 태어났지만 10대 때 부모에게 쫓겨나 LA의 친척집에서 자랐거든요. 해군에서 복무한 경험도 있습니다.

이게 경찰 지망생이 할 짓입니까 어디.


스토리: 성난 철부지 남자들 이야기

짐 데이비스(크리스찬 베일)는 걸프전에 참전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임무가 주어지면 무자비하게 사람을 죽이던 사람이죠. 경찰에 지원했다 떨어지고, 그래서 홧김에 대마초를 피웠는데 FBI에서 연락이 옵니다. 어찌어찌 소변검사를 통과하고 마약 소탕 작전에 투입되려 하는데 인생이 꼬이고 말죠. 그 며칠간의 이야기 입니다.


데이비드 에이어가 각본을 쓰고 연출을 했습니다. 감독으로는 첫 번째 작품이예요. 전형적인 버디무디인데, 초기작이라 그런지 조금 거친 느낌이 있습니다. 벌어지는 상황의 장면장면은 꽤나 현실적인데 사건과 사건의 개연성은 많이 떨어지거든요. 어서 비극적인 결론에 도달하려는 조바심이 엿보인달까.

크리스찬 베일의 한국어 발음, 인상적이었어요. "고마워"


연기: 크리스찬 베일이 아니었다면

IMDB 56점, 로튼토마토 48%. 크리스찬 베일의 연기가 아니었으면 이 정도 평가도 어렵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전쟁의 상흔 때문에 괴로워하는, 철 없고 빽 없는 청년을 제대로 그려내요. 그 외의 배우들은 아주 눈에 익은 사람들은 아니고요. 위 플래시의 선생님 J.K. 시몬스가 잠깐 출연합니다.


원맨쇼에 가까운 배트맨 형님의 연기는 인상적이지만, 사건이 너무 뚝뚝 끊긴 느낌이다 보니 몰입이 어려운 감이 좀 있습니다. 김성수 감독의 <비트> 같은 느낌도 있는데, 그래서 뒤틀린 인생의 책임이 사회에 있다는 건지 개인에게 있다는 건지. 가장 중요한 논점이 갈팡질팡 하는 건 못내 아쉽습니다.

데이비드 에이어 절친이 멕시칸인 게 분명합니다
남자들은 철이 들 수가 없나봐요. 허허.

추천: LA 철부지들이 궁금하다면

화려한 도시 LA에도 분명 뒷골목이 존재합니다. 팍팍하고 거칠게 돌아가는 사람들 일상을 짐작하게 만들어 주는 영화입니다. 경찰, 뒷골목, 마약, 친구, 현실적.. 뭐 이런 스타일을 즐기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데이트 영화로는... 별로 적절치 않습니다. 여자친구의 취향이 매우 독특하지 않은 이상. 분명 남자들은 배우들 꼬라지를 보면서 낄낄거릴텐데, 그게 현실 세계 속 당신 연애에는 별 도움이 안 될 거라서. ㅋ


p.s. 2009년 개봉했는데, 1개 스크린에서 일주일 상영. 822명 봤다는. ㅋ


#김프로 별점        ★★☆

(데이트 활용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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