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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프롷 Feb 20. 2017

화려하고 허탈하다

<그레이트 월>

으리으리한 중뽕이라니

대규모 중국 자본이 들어간, 장예모 감독이 맷 데이먼을 데리고 만든 만리장성 영화. 스토리가 대충 상상이 됐기 때문일까요, 큰 기대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그래서 볼만했던' 것 같아요.


스크린엑스의 진면목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기왕 보실 거면 꼭 스크린엑스로 보세요. 3면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전투신이 정말 압권이거든요. 상대적으로 서사는 좀 약합니다. 그래서 평론가들 평은 박한 편이고요.

맷데이먼 형님이 나오는 중국영화를 보게 될 줄이야


스토리: 세계를 수호하는 벽

타오티에라는 괴물 군단이 있습니다. 60년에 한번씩 쳐들어 오는데, '네임리스 오더'란 부대가 만리장성을 세워 이들을 막아내고 있죠. 이 부대에는 '검은 가루'라는 신비하고 강력한 무기가 있습니다. 이 가루를 찾아다니는 이방인 일당이(맷 데이먼 등) 우연히 합류해 함께 타오티에 군단을 물리친다는 이야기입니다.


만리장성에 얽힌 전설을 다룬 영화입니다.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신뢰'고요. 아무도 신뢰하지 않던 주인공(맷 데이먼)이, 서로를 신뢰하는 이들을 만나 그 가치를 발견하고 변한다는 이야기죠. 그런데 결정적인 결함이 있어요. 신뢰란 인간에 대한 믿음일텐데, 그 주체가 되는 인간을 함부로 다루거든요. 여성을 그저 몸무게가 가벼운 소모품 정도로 취급하기도 하고. 화려하고 웅장한 화면에 모든 걸 쏟아붓느라 상대적으로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허술해진 측면이 있습니다.

파란갑옷이 여군인 이유는.. 그저 몸무게가 가벼우니까


절반의 성공, 무서운 잠재력

초반 전투장면은 정말 대단합니다. 타오티에가 앵무새를 닮은 것이 좀 아쉽긴 했지만, 큰 화면에서 펼쳐지는 전투신은 '역시 장예모'를 외치게 하죠. 큰 걸 잘 연출하는 감독과, 작고 오밀조밀한 걸 잘하는 감독이 따로 있다는데.. 장예모는 확실히 전자인 것 같아요.


중국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이 투자된 작품입니다. 1억5천만 달러가 들었는데, 개봉 첫주만에 중국에서만 1억7천만 달러를 벌어들였고요, 전세계로는 2억2천만 달러를 벌었죠. 우리나라에서는 첫주말 37만명 정도로 반응이 그냥 그렇습니다만. 곧 헐리우드를 능가하는 중국판 블록버스터가 쏟아져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러는 파워레인저 같다는 평도 많습니다만
이 형님의 깜짝 등장에 놀라는 사람이 많더군요


추천: 꼭 스크린엑스로

스크린엑스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웅장한 화면에 꽤 많은 공을 들인 작품이니까요. 작은 화면에서 서사가 모자라다는 둥, 괴물이 볼품 없다는 둥 그런 얘기 하지 마시고. 큰 화면에서 시원하게 즐기시길.


데이트 영화로는.. 반지의 제왕 같은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심호흡 하고 가세요. 기대치를 한껏 낮추시고. 이런저런 영화들 쏟아져 나오는 시즌이니 우물쭈물 하다가는 못 볼 수도.

누군가는 그러더군요. 코스요리에 메인 메뉴가 먼저 나온 격이라고.


p.s. 난 그래도 키스라도 한 번 할 줄 알았더만 ㅋ



#김프로 별점        ★☆

(데이트 활용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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