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 이펙트>
정신과에서 처방하는 약의 부작용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부작용 자체를 심도있게 다뤘다기보다는, 그걸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었어요. 스토리가 종잡을 수 없게 전개된다는 점에서 잘 만든 스릴러를 위해 애쓴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메타스코어, 토마토미터 모두 높습니다. 작품성을 인정한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겠죠? 이야기가 꽤 촘촘히 짜여있고요, 나름 공을 들여 연출했습니다. 다만 너무 똑똑하고 매끈해서 이상하게 마음이 잘 가지 않는 뇌섹남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에밀리(루니 마라)는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출소한 남편(채닝 테이텀)과 함께 치료를 받으려고 애쓰죠. 에밀리는 정신과 의사 뱅크스(주드 로)가 처방해 준 약을 먹고 증세가 호전되는 듯 하다가, 부작용 때문에 끔찍한 사건에 휘말립니다. 그 사건의 전말을 풀어가는 이야기고요.
초반에는 여자 주인공을, 중반을 넘어서면서는 남자 주인공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중반까지 흡입력이 상당하지만 후반부 접어들면서 힘이 빠지는 감이 좀 있더군요. 사건의 원인이 너무 상투적이고, 문제의 해결도 지나치게 우연에 기대거든요. 인간의 심리를 진지하게 다룰 것처럼 진중히 걷다, 갑자기 '아몰랑'하고 돌아 달리는 기분이랄까?
중간 쯤 루니 마라가 약에 취해 서서히 잠드는 부분이 있거든요. 서서히 몽롱함을 느끼는 연기가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 전체의 핵심을 전달하는 시퀀스여서 더더욱. 주드 로의 연기도 훌륭했습니다. 대단한 인상을 남긴 것은 아니지만.
캐서린 제타존스가 좀 튀는 느낌이 있습니다. 몰입되지 않고 겉도는 것 같은? 한 때 헐리우드 섹시 아이콘이었던, 그 때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남아있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
스릴러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권해드립니다. 2013년에 개봉했는데 3만7천명 봤거든요. 수작이라고까지 하긴 의견이 좀 갈릴테지만, 오션스 시리즈를 연출한 스티븐 소더버그 형님 작품이니까요.
데이트 영화로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딱히 좋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별로 나쁠 것도 없어서.. 누가 고르든 욕을 먹지는 않을 거예요. 템포가 좀 느린 스릴러 영화가 괜찮다면요.
p.s. 모양 빠지는 은퇴 타령 그만하고, 영화나 열심히 만드시길 ㅋ
(데이트 활용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