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대성과 총망라

<존 윅 4>

by CINEKOON

강아지의 죽음으로 시작되었던 한 남자의 험난한 여정이, 드디어 마무리 되어가기 시작한다. 2편과 3편을 거치며 주위 사람 모두를 적으로 돌린 우리의 존 윅. 이쯤 되면 탈출구는 단 하나뿐 아닌가. 그 진실에 대해선 존 윅도 알고, 실은 스크린 밖에서 영화를 보고 있던 우리들도 일찍이 알았을 것이다.


3편에서 느꼈던 감상이 4편에 와서 확대 반복된다. 1편과 2편도 마찬가지였지만, 3편은 그야말로 극단적인 액션들을 전시함으로써 액션 장르에 대한 제작진의 열정적 태도를 관객들에게 산지직송 마냥 신선하게 전달 했었다. 그리고 그 태도는 4편에 이르러 일종의 종교적 제의로 전환된다. 그렇다, 이제는 액션을 대하는 제작진의 태도가 신성하고 경건해 보일 지경까지 이른 것이다. 마치 지금까지의 시리즈는 구약이었을 뿐, 4편을 통해 신약은 물론이고 총집편까지 모두 써내겠다는듯 보이는 종교적 태도. <존 윅 4>는 그만큼이나 시리즈를 집대성하는 작품이며, 그를 뛰어넘어 존재했던 모든 액션 영화들의 역사까지도 총망라해보겠단 눈빛을 보낸다. 그리고 항상 말하는 것이지만, 진심은 결국 전달될 수 밖에 없다. 때때로 느리고 거칠어지는 등 약점들을 노출하지만, 그럼에도 <존 윅 4>가 관객들의 마음을 관통시키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리라.


영화는 정말로 액션의 모든 것을 퍼레이드처럼 보여준다. 3편에서 처음으로 소개되었던 동물들과의 콤비 플레이는 다시 한 번 반복되고, 말과 자동차를 넘나드는 추격전은 분명 마라톤 분량임에도 흡사 단거리 경주하는 듯한 리듬감으로 전달되며, 그것이 총이든 칼이든 도끼든 아니면 하다못해 쌍절곤에 맨주먹이든 간에 인류가 존재한 이래 발명된 모든 무기의 다양한 사용법들이 좋은 의미로 악랄하게 과시된다. 물론 관객들 중 일부는 그 방대한 양에 지리멸렬을 느끼고 부대낀단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물리적 양만 소화해낼 수 있다면, 당신에게 <존 윅 4>는 최고의 성찬처럼 보일 것이 분명해 보인다.


여기서 하나 더 대단한 건, 제작진이 현재까지 액션 영화사에 존재한 모든 액션들을 단순 집대성하는 것만으로 만족하지는 않았다는 데에 있다. 제작진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새로운 시리즈에 추가할 만한 신선함이 과연 무엇일까 고민했던 흔적을 영화 속에 아로새겨넣었다. 대표적인 게 바로 파리의 한 건물에서 벌어지는 직부감 액션 씬. 감독 본인이 인터뷰를 통해 비디오 게임에서 영감받았다 직접 말했던 바로 그 장면이다. 그 장면의 시각적 쾌감은 실로 대단한데, 그 완성도를 위해 주인공에게 화려한 효과를 가진 산탄총을 쥐어주는 등 연출적으로 계산을 많이 했단 게 절로 느껴진다. 기본기를 넘치게 다져놓고도, 혹시나 무언가 모자라진 않을까 염려해 새로운 비기까지 준비해놓은 감독이라니. 이 정도면 그야말로 진정한 무도가의 정신 아닌가.


그러다보니 한 편의 영화 자체가 위대한 전사처럼 느껴진다. 앞으로 진군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도, 그 뒤의 사정들까지 다 알고 챙겨낼 수 있는 진정한 전사. 액션 장르계의 최전방 부대. <존 윅 4>와 그 시리즈들은 한때 <본 얼티메이텀>이 그랬듯이, 할리우드를 넘어 전세계의 액션 영화들에 한동안 실로 진한 영향을 남겨낼 거라고 본다.


85d962ea5244ffbff68b7ab648754f57a56536cf.jpeg <존 윅 4> / 채드 스타헬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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