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피드 안에 함께 올라온 두 영상이 참 어울리지 않는다. 모두 '20대'에 관련된 영상이었지만, 내용은 확연히 달랐다. 하나는 하루 한 끼를 먹으며 버티는 20대 청년들의 일상에 관한 뉴스였다. 학자금 대출이라는 빚을 지고 사회에 나왔지만, 팬데믹까지 겹쳐 취업은커녕 아르바이트 자리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리고 신용불량자가 된 그들이 가장 쉽게 줄일 수 있는 지출은 바로 식비였다.
다른 하나는 명품을 쇼핑하는 대학생의 브이로그였다. 온몸에 명품을 걸친 대학생이 엄마와 함께 강남 신세계, 압구정 현대백화점을 순회하며 에르메스, 디올, 샤넬을 쇼핑하는 내용이다. 물론 이 대학생의 사정은 모른다. 그래서 쇼핑몰의 CEO 인지, 개인 방송을 하는지, 가상화폐 투자로 대박이 난 건지, 그저 부모를 잘 만난 덕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대학생의 일상'이라는 제목은 인지부조화를 일으키기 충분했다.
나도 대학시절 전학기 동안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 아르바이트를 하기 어려운 4학년 때는 생활비까지 대출을 받았다. 그래서 사회로 나왔을 때 내 빚은 이미 4천만 원에 달했다. 다행히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했고, 빚을 열심히 갚아나갔다. 몇 년에 걸쳐 남은 원금을 전부 청산했을 때 느꼈던 건, '후련함'이 아니라 '씁쓸함'이었다. 남들은 저만치 달리고 있는데, 나는 이제야 겨우 시작이라는 씁쓸함.
불평등을 이야기하고 싶진 않다. 어차피 인생은 평등하지 않으니까. 다만 이 명백한 부조리를 보면서 우리의 미래가 걱정된다. 사회의 시작부터 맛보는 좌절감과 가랑비처럼 젖어 익숙해지는 패배감. 술렁이는 자본 시장과 만연한 한탕주의. 이 모든 것이 뒤섞여 만들어내는 미래는 어떤 색일까.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라고 인터뷰하는 청년들에게 결혼이나 출산율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뉴스의 제목은 '20대가 추락한다'였다. 과연 그들이 날았던 적은 있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