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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롱 Oct 28. 2020

어쩐지 자꾸 좋아지는 배우 주동우의 대표작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먼 훗날 우리, 소년시절의 너

중국어로는 '저우동위'라고 읽는다.

"겨울비"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어쩐지 나는 이름의 뜻처럼 그의 겨울처럼 차갑고 쓸쓸하지만, 비처럼 감성적인 느낌을 좋아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밝고 통통 튀는 성격의 소유자다

정반대의 이미지를 100% 소화하는 마성의 배우!

입구는 있어도 출구는 없다.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원제 : 七月与安生;칠월과 안생)


출처: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아마 대부분의 한국 관객은 이 작품으로 처음 주동우를 접했을 것이다. 홍콩의 금상장, 중국의 금계백화장과 더불어 중화권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대만의 금마장에서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이기도 하다.(칠월 역의 마사순과 같이 공동 수상했다.)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줄거리

"사랑만이 운명이라는 이름을 가질 수 있을까"

13살 여름, 칠월과 안생은 처음 만났다. 그 후 둘은 서로의 그림자와 같은 소울메이트가 되었다. 칠월은 자유분방했던 안생을 동경했다. 반대로 안생은 성숙한 칠월을 동경했다. 17살 겨울, 소가명이라는 이름의 한 남자가 두 사람 사이에 들어오면서 틈이 생긴다. 안생이 자유를 찾기 위해 고향을 떠나 베이징에 가면서 칠월과 안생은 더욱 멀어졌다. 나와 다르기 때문에 끌렸던 매력은 어느새 가장 싫어하는 점이 되었다. 어릴 적 그림자를 밟으면 평생 함께 붙어있는다는 미신처럼 둘은 다시 함께할 수 있을까?


사랑보다 가까운 어쩌면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가까운 친구 사이에서 생길 수 있는 감정을 세심하고도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냈다. 관객은 어느새 칠월이 되었다가 안생이 된다.


영화 '마녀'와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로 주목받은 김다미가 한국판 리메이크에서 안생 역을 맡았다. '죄 많은 소녀'로 충무로의 주목받는 신인이 된 전소니,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인 변우석 배우도 출연을 확정 지었다. 8월 크랭크인 했다고 하니 조만간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



먼 훗날 우리

(원제 : 后来的我们;후래적아문)


출처: 넷플릭스

내가 본격적으로 주동우를 좋아하게 된 작품! 그의 아련하면서 섬세한 감정이 매우 돋보이는 영화였다. 상대역 정백연의 훈훈한 비주얼과 담백한 연기 또한 돋보였다. 다른 영화와 달리 '먼 훗날 우리'는 과거는 컬러, 현재는 흑백으로 그렸는데 그 이유를 알게 되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


먼 훗날 우리 줄거리

"이언이 켈리를 끝내 못 찾으면 온 세상은 무채색으로 변하지"

영화는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0년의 시간을 다루고 있다. 2007년 춘절, 팡샤오샤오와 린젠칭은 둘의 고향 '야오장'으로 가는 기차에서 만나 급속도로 친해졌다. 둘은 베이징에 상경해서도 관계를 이어나가다 팡샤오샤오의 실연을 계기로 연인으로 발전했다. 같이 꿈을 꾸었던 친구들은 하나둘 자기 자리를 찾아 떠나고, 두 사람만 아직도 꿈을 찾아 방황하고 있었다. 가난하고 불안한 베이징 쪽방촌의 현실은 둘의 사이마저 갈라놓았다. 2010년, 그렇게 제대로 된 작별 인사조차 하지 못하고 헤어진 둘은 7년이 지난 2017년 베이징행 비행기에서 10년 전 그날처럼 재회한다.


드라마틱한 상황은 없지만 현실적인 연인 관계와 감정의 변화를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어 애틋한 감정이 잘 전달된다. 연인 사이에 '만약'이라는 말이 얼마나 잔인한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언제나 후회와 아쉬움이 남는 게 연인 사이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라라랜드’가 생각난다고 하는데 나도 어느 정도 동의한다.



소년시절의 너

(원제 : 少年的你;소년적니)

출처: 소년시절의 너

'소년시절의 너'를 보고 다시 한번 주동우의 연기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샤오베이역의 이양천새도 주동우와 비슷한 분위기와 호흡을 가지고 있어서 둘의 연기 케미가 돋보이는 영화였다. 중국에서도 꽤 화제가 되어 금상장에서 작품상, 여우주연상 등 8관왕에 오르며 제작비 18억 원을 웃도는 2600억 원이 넘는 흥행 수익을 올렸다.


소년시절의 너 줄거리

"넌 세상을 지켜, 난 너를 지킬게"

중국의 수능시험 가오카오에 관한 문구로 둘러싸인 학교. 그곳에서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같은 반 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하던 학생이 자살하고, 수많은 학생 중에서 오직 그녀와 같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던 첸니엔만 수군거리는 아이들을 지나 겉옷을 벗어 죽은 친구의 얼굴을 가려준다. 그녀의 죽음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던 첸니엔은 며칠 뒤 어두운 골목을 지나다 집단 폭행을 당하고 있는 양아치 소년 샤오베이를 도와주게 되고, 비슷한 결핍과 상처를 가진 서로에게 이끌린 둘은 자연스레 의지하는 사이가 된다. 샤오베이는 학교를 무사히 졸업할 수 있도록 첸니엔의 등하굣길을 지켜주고, 첸니엔은 혼자가 된 샤오베이의 곁을 따뜻하게 채워준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학교가 얼마나 큰 사회인지 잘 모른다. 그 안에 자리 잡은 권력과 힘의 차이는 어쩔 때는 어른들의 세계보다 잔인하다. 그리고 그 권력은 보통 바깥세상으로부터 온다. 부모의 재력과 사회적 위치 그리고 어른들의 침묵. 감독은 유려한 연출로 이러한 학교 폭력의 근본적인 문제를 세심하게 담아냈다.


촬영 당시 본인만 삭발할 수 없다며 스태프 전원을 삭발시켰다ㅋㅋ 그리고 첸니엔이 폭력을 견디는 것을 참을 수 없어했고, 언제 가해자와 대적할 수 있냐며 대거리하는 장면을 원했다고 한다. 두 에피소드 모두 주동우 답다는 생각이 든다.




주동우는 세 작품만으로도 한국 관객에게 믿고 보는 중국 배우가 되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만의 독보적인 분위기와 연기력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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