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니 상영관
영화란 자고로 사람들과 나눌 때 비로소 완성이라는 말이 있지 않나.
있었을 거다. 분명히 익숙하다. 어디선가 들어봤다.
내 영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아니 영화제에서 맨날 떨어지니까 슬프잖아요.
(그래서 영화제에 계속 떨어질 바에 유튜브에 올린다 = 씨네마조이스트)
여튼 '내 영화'가 나만의 영화는 아니고 다른 사람들의 '내 영화'도 보고 싶다.
사실 영화도 영화지만 영화를 찍을 때 비하인드와 그 영화를 대하는 감독의 생각을 듣고 싶다.
어째서 대체 왜 그런 영화를 찍었는지.
그런 대화를 할 만한 곳을 만들고 있다.
나는 전북독립영화제에서 처음 느껴봤다.
뇌사 상태인 친구가 깨어나는 모습을.
어디서 보여지지 않은 영화가 하드에 박혀있다면 그 친구는 뇌사 상태인 것이다.
사람이 뇌사 상태인 것보다는 영화가 뇌사 상태인 것이 낫지.
심지어 뇌사를 깨우는 방법도 간단하다.
여러 사람들한테 보여지고 그 친구에 이야기를 하면 그 친구는 뇌사에서 깨어날 수 있다.
나의 영화는 뇌사 상태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혹시 나와 비슷한 마음을 가진 감독들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서 상영관을 만들고 있다.
거창한 상영관은 아니고 사실 사무실 반을 똑 떼어 벽에 빔 프로젝터를 깔고 보는 게 전부이긴 하다.
대신 (가성비) 좋은 빔 프로젝터를 샀다...
대신 좋은 빈백과 소파를 샀다...
그리고 간식들을 샀다...
자고로 영화는 먹으면서 봐야한다.
누군가에게 말하면 아마 욕을 많이 먹을 것 같은데 과자 먹으면서 영화 보는 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던데.
뭐 이건 취향이다. 안 드셔도 되는데 먹는 걸 뭐라 하진 않았으면. 저는 행복하거든요.
부스럭 쩝쩝 콰챡콰챡은 아니다. 조용히 먹는다.
여튼 지하철에서 스트리밍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이 세상에서
스트리밍으로 혼자 영화를 보는 것 보다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있는 공간에서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랑 그 영화에 대해서 떠드는 것.
그런 공간이 있어야 영화의 존재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왕과 사는 남자를 보러 갔다.
오랜만에 관객들이 많은 극장에 들어갔다.
원래도 즐겁게 보고 있긴 했는데 사람들이 웃으니까 그 장면이 더 웃겨보였다.
집에서 혼자 봤으면 안 웃었을지도. 내지는 피식.
영화는 영상물 자체만을 두고 영화라 할 수 없는 것 같다.
영상을 같이 볼 수 있는 공간까지 합쳐서 영화라고 하는 것 같다.
아마도?
그니까
영화 혼자 볼라면 왜 봄?
물론 나도 영화관에 혼자 많이 가긴 하는데...
그거에 대해서 떠들고 싶어지지 않나.
이건 뭔지 저건 뭔지 왜 이렇게 찍었을까 궁금하고 이런 의미인가 저런 의미인가.
그런 걸 나는 떠들고 싶다.
아 혼잣말이다. 따지듯 한 말투인 듯 하여.
따지는 거 아님.
혹시 이 글을 보고 관심이 있다면 연락주세요.
혹시 당신 영화가 뇌사 상태라면 여기서 깨워요.
여기서 같이 영화 보면서 얘기 나눠요.
010-...
잠시 개인정보 유출은 좀.
곧 간단한 상영회를 할 수 있는 정도는 만들어 볼라고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