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진에게 보내는 아빠의 영화유람기(7): 영화는 핑계고
구매: 20200614 / 구매처: amazon japan / 제품상태: 신품
(2020-06-15) 요즘 아빠가 듣고 있는 80~90년대를 리드했던 일본 펑크록 밴드, 더블루하츠(정확히 말하자면 자·부르-하-츠인데, 한국에서의 정식명칭이 뭔지는 모르겠어. 아빤 그냥 더블루하츠, 라고 부를게)의 노래를 베이스로 여러 감독이 각각 단편으로 만든 영화모음이야.
언제까지라도 변하지 않는, 그런게 진짜 있을까? (더블루하츠 「정열의 장미」가사 중)
(2020-06-17) 더블루하츠를 처음 접한건, 영화 <린다린다린다 リンダリンダリンダ>에서였지. 일본 가기 전에 봤을거니까, 10년도 더 전일거야. 근데, 당시엔 ‘노래 되게 신나고 재밌네’ 정도로 생각하고 더 찾아 들어볼 정도로 매력을 느끼거나 하진 않았어. 영화에 나왔던 노래가 <린다린다>, < 終わらない歌, 오와라나이우타/끝나지 않는 노래)> 두 곡이었는데 배두나가 일본어로 신나게 불러제끼는데, 노래 속 뜻까지는 이해를 못하고 넘어갔지. 그게 이렇게 명곡일줄이야! 요즘 아빠는 출퇴근길에 YOUTUBE로 이 밴드의 영상, 노래를 듣고 있어. 아! 점심때 한강변 걷는 ‘하루 만보걷기 프로젝트’의 BGM으로도 함께하고 있지. <少年の詩, 쇼넨노우타/소년의 노래>, <リンダリンダ, 린다린다>, <終わらない歌, 오와라나이우타>, <ロクデナシ, 로쿠데나시/무쓸모인간>, <キスしてほしい, 키스시떼호시이/키스해줘>, <情熱の薔薇, 죠우네쯔노바라/정열의 장미>, <1000のバイオリン, 센노봐이오린, 천개의 바이올린>, <人にやさしく, 히또니야사시끄/사람에게 상냥하게> 등.. 노래 가사가 정말 기발하고 천진난만해.
더블루하츠 노래는 단순한 코드구성, 반복되는 쉬운 멜로디, 그리고 기발하고 위트있는 가사가 맘에 들어. 몇몇 노래 가사는 문학적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고 하는 기사도 봤어. 이 밴드도, 밴드에서 노래를 부른 히로토도 이제는 57세. 유튜브에는 시간의 개념이란게 없으니, 아빠의 유튜브 최근시청목록, 추천목록에는 망아지같이 날뛰는 히로토와 허리가 구부정해 느릿느릿 말하고 있는 초로의 히로토가 뒤섞여 있어. 아빤 그 안에서, 늙지 않는 소년을 발견했단다. 기술의 발전이 참 무서운게, 이렇듯 과거의 나와 오늘의 내가 동일한 시간대에 서 있을 수 있다는 거야. 그랬을 때, 나는 ‘누구일까?’ 물론 사람은 성장하고, 나이가 들면 어른이 되는게 자연의 이치지. 하지만.. 얼굴은 주름지고, 허리는 굽어지고, 뱃살은 축 처져도 말이야. 여전히 ‘젊을 수 있다’는 걸, 더블루하츠를 보면서 요즘 느끼고 있어.
물론 아빠의 ‘젊은 시절’은 수 많은 오점, 수많은 아쉬움들로 넘쳐나지. 아빠의 ‘젊은 시절’은 용감하지도, ‘멋지지도’ 않아. 남들에겐 개성있게 비쳐졌을진 몰라도, ‘뭘 갈구했고, 뭘 위해 살았는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아. ‘종교적 열심’에 심취해 아빠 ‘자신’에 대해 더 깊이 생각을 못했던 것 같아. 이 노래의 가사 한구절이 생각난다. <情熱の薔薇, 정열의 장미> 초반 가산데,
(의역) 영원한걸까? 정말일까? 시간이란게, 언제까지고 계속 흘러갈까 정말?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는 그런게 있을까말이야? 지금까지 봐왔던 것, 들었던 것들, 또 지금까지 달달 외워댔던 것들 전부가, 아무데도 쓰잘데기 없는거라면 얼마나 웃길까? 그런 기분 너도 잘알지?
철학같은 거대한 무언가를 고민하기 보단, 네 가슴 속에 있는 작지만 소중한 것에 귀기울여봐, 라고 속삭이는, 아니 엄청나게 큰소리로 얘기해주는 노래야. 원래 젊음이라는게 ‘좌충우돌’인거야. 그러니까 진아!
<少年の詩, /소년의노래>에서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가사 하나만 더 써둘게.
「ただ大人たちにほめられるような バカにはなりたくない。」
(의역이야) 그저 어른들한테나 칭찬받으려고 하는 그딴 바보따윈 되고 싶진 않아!
진이 넌 ‘어떤 장르’의 노래를 들으며, ‘어떤 가수’를 좋아하고 즐겨들을지 모르겠다. 더블루하츠는 거의 대부분의 노래에서 ‘젊음’ 을 노래했고, 주눅든 청춘들에게 힘내라고 외치고 있어! 세상은 결국은 혼자인거잖아. 힘들겠지만, 너 자신을 좀 더 사랑하고, 네 마음 깊숙한 곳에 있는 '너만의 장미꽃'에 물을 주면서 살아가길 바라!
(영화 이야기는 단 한 줄도 없네. 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