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5시간이 순삭됐지만 차마 재밌다곤 못하겠다

왓챠플레이 공개된 HBO 미니시리즈 <체르노빌> 리뷰

by 씨네프레소

https://youtu.be/OFNijGnJpBk

<체르노빌> 예고편. /동영상=왓챠


<왕좌의 게임> 제친 그 작품, 드디어 한반도 상륙하다

HBO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왕좌의 게임>보다 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 다음 달 열리는 미국 텔레비전계 최고의 상 '에미상'에 19개 부문이나 노미네이트된 드라마. 지난 14일 온라인 동영상 감상 플랫폼 왓챠플레이를 통해 국내 최초 공개된 <체르노빌> 이야기다. 왓챠에 따르면 <체르노빌> 공개 당일과 이튿날인 15일의 왓챠플레이 신규 구독자 수는 전주 대비 각각 1.5배, 2.2배 증가했다.

동영상 감상 서비스 왓챠플레이에서 <체르노빌>은 18일 현재 평점 4.6점(5.0점 만점)을 기록 중이다. /사진=왓챠


끔찍한 사건을 다루는 담담한 연출

<체르노빌>은 대부분의 사람이 어렴풋이 들어는 봤지만, 깊숙이는 알지 못하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를 다룬다. 녹음기를 앞에 둔 한 남자가 담담한 어조로 사건의 전말을 기록하고, 그는 곧 조용하게 생을 마감한다. 남자가 진실을 고발하는 그 '담담한' 목소리는 5부작인 이 드라마의 전체 톤과 일치한다. 4000~9만 3000여 명의 사망(추정치)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낳은 이 사고를 추적하는 카메라는 쉽게 흥분하지 않고, 배경음악의 사용도 최소한으로 자제한다. 재앙 자체가 가지고 있는 '끔찍함'이 '화려한 연출'에 가려지지 않게 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종종 등장인물들이 오열하기도 하지만, 그럴 때 오히려 울음소리를 음소거하는 방식을 쓰며 덜어냄의 미학을 극대화한다.

현장 수습을 총지휘하는 핵물리학자 발레리 레가소프(왼쪽)와 소비에트 의회 부의장 보리스 셰르비나. /사진=HBO


1986년 체르노빌, 그 지옥의 공포를 고스란히 담다

드라마는 체르노빌 사태 현장 수습을 총지휘했던 핵물리학자 발레리 레가소프와 소비에트 의회 부의장 보리스 셰르비나 두 남자의 발걸음을 따라가며 진행된다.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는 진실도 덮을 수 있다고 믿는 당시 소련 지도층의 강한 압박 속에서도 인류 최악의 인재는 한 걸음씩 수습돼간다. 바로 레가소프는 할 말은 해야 하는 사람이었고, 또 셰르비나는 '들어야 할 말은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목숨이 위험해질 줄 알면서도 수 백만을 죽음으로 몰 수 없다는 생각에 자신을 희생하는 영웅들의 이야기가 무덤덤하게 묘사된다. 다만 고요하게 진행되던 영상 속에서 방사능 측정기가 '한계치를 넘은 방사능'에 소음을 내고, 지하에서 수습 작업을 진행할 때, 갑자기 손전등이 꺼지는 연출을 통해 등장인물이 느끼는 공포를 고스란히 전달한다.

자신의 생명이 위험해질 것을 알면서도 사건의 중심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사람들. /사진=HBO

추천은 하겠지만 "재밌다"고 권하진 못하겠다

<체르노빌>은 선명한 메시지를 지닌 작품이다. 즉, 진실을 은폐할 수는 있겠지만, 없애는 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민족, 국익, 화합을 명분으로 진실을 모른 척할 수는 있겠지만, 그 대가는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설지 모른다. 개인적으론 첫 재생 후 전체 다섯 편을 연달아 본 시리즈는 정말 오랜만이다. 그만큼 높은 몰입도를 지니고 있어,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빠져들고야 말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을 차마 "재밌다"고 추천하지는 못하겠는 것은, 본인이 하지도 않은 거짓말로 배우자와 자식을 모두 잃은 여인의 표정과, 자신을 도살하러 온지도 모르고 군인들을 반기던 개와 고양이의 깡충거림, 희생자들의 관 위에 흙 대신 덮어지던 시멘트의 차가움이 오랫동안 뇌리에서 떠나지 않을 것 같아서다. ★★★★★

https://youtu.be/IEI0WaqtHCA

<체르노빌> 왓차플레이 두 번째 트레일러./사진=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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