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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외자 Mar 27. 2019

그들의 영화관 7회 _영화 <당갈>

강서FM 팟 캐스트_ "잊지마! 아빠가 매번 널 구하러 오지 않아!"

니테쉬 티와리 감독/ 아미르 칸, 파니마 사나 셰이크, 산야 말호르트/ 161분/12세 관람가/2018년



제리 : 국내 팬들에게는 <세   얼간이>로 많이 알려진 아미르 칸이 주연을 맡은 인도영화 <당갈>입니다.


톰:  아미르 칸은 크리스마스의 사나이로 불린다는데 그 이유가 뭔가요?


제리: 인도에서 영향력이 있는 배우들은 자신이 원하는 계절에 영화를 개봉할 수 있는 파워가 있다고 합니다. 아미르 칸은 항상 자신의 영화를 크리스 마스 시즌에 개봉을 하기 때문에 크리스마스의 사나이라는 별명이 생긴 것 같네요. <당갈> 역시 2016년 12월에 개봉을 했습니다.


톰: 자신이 원하는 계절에 개봉을 한다 그만큼의 티켓 파워가 있다는 반증이겠죠.

오늘 소개할 영화 <당갈> 그 ‘당갈’이   힌두어로 레슬링 경기라는 뜻이죠?


제리:  네~ 많이   알려진 대로 <당갈>은 인도 여자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비하인드를 담은 실화 영화입니다.


톰: 그런 말이 있어요. 인도는 여성보다 소가 더 안전한 나라라고.


제리: 그만큼 인도에서 여성의 인권과 위치가 열악하다는 걸 표현하는 거겠죠.


톰:  인도가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적 특성을 생각한다면   금메달리스트가 되기까지가 얼마나 고단했을지가 짐작이 돼요.


제리: <당갈>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보여주고 있지는 않지만 임팩트 있는 장면과 대사들로 인도 내의 여성 인권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요.


톰: 자, 그럼 <당갈> 줄거리 얘기 해주시죠.


제리: 생업 때문에 레슬링 금메달리스트가 되는 것을 포기한 아버지가 자신의 두 딸을 레슬링 금메달 리스트로 성장시킨 드라마입니다.


톰: 이 영화의 런닝타임이 무려 161분입니다. 엄청 긴거죠. 하지만 보는 내내 딱히 지겹다거나 언제 끝나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제리: 실화가 주는 힘에, 실제 경기를 방불케 하는 배우들의 시합장면이 탄탄한 스토리에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톰: 거기에 덧붙여 인도영화라면 꼭 등장하는 뮤지컬적 노래장면이 과하지 않게 적재적소에 깔려 있어서 분위기 전환용 혹은 긴 스토리의 호흡 조절로 잘 쓰인 것 같아요.


톰: 어릴 적 가정형편과 부모님의 반대로 레슬링을 포기한 마하비르 싱 포갓은 자신의 아들을 레슬링 선수로 키울려고 하죠.


제리: 네 하지만 마하비르의 아내는 딸만 넷을 낳고 마하비르는 자신을 대신해 조국에게 금메달을 바칠 아들을 갖는 꿈을 접습니다.


톰: 이 영화는 3인칭 시점의 나래이션으로 진행이 되는데 저는 동생의 아들, 나래이션을 맡고 있는 조카에게 레슬링을 전수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었어요.


제리: 영화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다면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죠.


톰: 그런데 정말 예기치 않은 포인트에서 딸들에게 레슬링을 시키게 되죠.


제리: 딸들에게 얻어터진 아이의 부모가 마하비르의 집에 와서 항의를 하게 되고, 남자 조카가 한 일이 아니라딸들이 한 짓임을 알고 마하비르는 딸들에게 레슬러의 피가 흐른다고 판단을 합니다.


톰: 여자는 청소 잘하고, 밥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인도에서 딸들에게 레슬링을 시키겠다는 선언은 엄청난 사건이죠.


제리: 마하비르의 아내 또한 딸들이 시집을 못 갈까 걱정을 하지만 그때   마하비르가 이런 말을 합니다. 

“우리 딸들은 멋진 여자가 되서 결혼할 남자를 직접 고르게 될 거야”


톰: 우리로써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교육은 시키지만 14살이 되면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시집을 보내는 인도로서는 굉장한 결심이죠.


제리: 고된 훈련을 버티지 못해 꾀를 부리다 삭발을 당하고, 학교에서도 동네에서도 놀림거리가 된 두 딸은 아버지에 대한 불만이 쌓입니다. 그러다 마을에서 열리는 결혼식에 참석해서 파티를 즐기다가 아버지에게 들키게 되죠~



제리: 자신들을 힘들게 하는 아버지 때문에 속상한 딸들은 울음을 터트리고 그때, 그날 결혼식의 주인공인 친구는 그래도 난 너희들이 부럽다고 말을 하죠. 적어도 너희의 아버지는 너희를 사람으로는 대해주고 있는 거라고 인생의 다른 선택지를 주지 않았느냐고…


톰: 이 장면이 길지 않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임팩트가 컸던 장면이예요. 그 후 딸들은 억지로 끌려나가 훈련을 했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스스로 운동을 즐기게 되죠.


제리: 그러면서 두 딸은 남자들을 상대로 승리를 하게 되고 마침내 큰 딸 기타는 국가대표로 선발됩니다.


톰: 여기서 또 한번의 위기가 오죠. 레슬링을 위해 음식을 가려 먹고, 항상 절제된 생활을 유지하던 기타는 자유분방한 국가대표 동료선수들에게 동화되면서 레슬링 기술조차도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고 해요.


제리:  휴가 차 고향으로 돌아온 기타는 여전히 답답하게 구는 아버지에게 짜증이 나고 결국 아버지와 딸의 감정싸움은 레슬링 시합으로 이어지죠.


톰: 이 장면이 안타까움을 더했던 이유는 아버지의 마음도 딸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됐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해요.


제리: <당갈>의 스토리라인이 굉장히 탄탄해서 극의 중반, 후반까지 흔들림없이 인물들의 감정선을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중략>



제리: <당갈>은 인도의 여성 인권, 꿈을 향해 도전하는 인물들 그리고 부성애까지 다양한 메시지가 담긴 스포츠 영화입니다. 사회적 발언 속에서 부성애를 절절하게 느낄 수 있었던 장면, 국제대회의 부담을 느끼고 있는 큰 딸에게 건네는 말입니다.


“너는 인도 여성들을 대표해 싸우고   있는 거야. 인도에서 여자는 태어나면 집안일, 청소, 농사, 잡일만 하다가 시집가는 존재야. 하지만 니가 이기면 저기에 있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인도의 수많은 여자 아이들이 이기는 거야. 너는 그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줄 테니까”


톰:  저는 아버지 마하비드가 질투에 눈이 먼 코치에 의해 갇히게 되면서 기타의 결승전을 참관하지 못해요. 아버지 자리가 비어있다는 걸 눈치 챈 기타는 경기를 어렵게 이끌어 가고…보통 이쯤되면 예상되는 전개가 있죠. 

상대선수에게 일방적으로 밀리던 주인공은 슈퍼맨처럼 나타난 자신의 멘토를 보고 갑자기 강해져서 이겨버리는 그런 전개..그런데 당갈은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흐르죠. 아버지가 없다는 걸 알고 힘이 빠져버린 기타의 뇌리를 스치는 어린 시절의 기억. 

훈련 도중 수영도 못하는 딸들을 호수로 뛰어내리게 했던 아버지의   말..


“잊지마. 매번 아빠가 널 구하러 오지는 않아. 난 싸움을 가르칠 뿐이야. 너 혼자 싸워야 돼! 노력을  해! 스스로 목숨을 구해!”


어떻게 보면 구태의연한 대사일지 모르지만 클리셰를 벗어났다는 것만으로도 공유하고 싶은 장면으로 꼽고 싶습니다.




<중략>



톰: 저는 조심스럽긴 한데 이 영화가 인도 여성의 인권에 대해서 언급을 하고 있지만 사실상 딸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아버지가 딸들의 진로를 정해버리고 강압적으로 레슬링을 하도록 밀어부친거니깐 과연 이 딸들은 행복한가? 뭔가 정확하게 짚어낼 수 없지만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방해하고 있는 큰 장벽이 있는 듯한…어불성설적인  느낌…


제리: 변화를 꾀하지만 문화적으로 바뀌기 어려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크게 보면 아버지는 옛 것, 대표팀 코치는 새로운 것을 대변하고 있지만 결국 옛 것으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깐요.



http://www.podbbang.com/ch/10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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