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건, 재미있으니까!>

by 이지은


스스로에 대한 칭찬에 박한 편인 1인으로서 그나마 본인의 괜찮은 점 하나로 꼽는 게 있다.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공부를 엄청 잘했겠다는 오해는 설마 안 하겠지? 덧붙이자면 배움 그 자체를 좋아하는 것이지, 끌로 파서 마침내 일가를 이루는 경지와는 거리가 멀다. 작심삼일까진 아니지만, 배우다가 소질이 없고 못한다 싶으면 속상함에 관둬 버리는 쪽이다. 영락없는 시간 낭비처럼 보일 수 있겠다. 오래 하지는 못하면서도 또 끊임없이 뭔가를 사부작사부작 배운다. 한땐 끈질기지 못한 내 성향에 문제가 많다 고심하기도 했지만, 그냥 이번 생은 이것저것 경험해 보는 체험판이다 생각하기로 했다. 오즈의 마법사 속 용기 없는 사자의 심장을 가진지라 그나마 배움에 목마른 건 다행이다. 덕분에 무미건조한 일상이 메말라 황폐해지는 지경이 되진 않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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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배웠더라 대충 몇 가지 꼽아본다. 먹고살기 위해 배운 것들을 제외하고도 재즈 피아노, 그림, 노래, 스윙댄스, 커피, 승마, 부동산, 베이킹 등등. 많기도 많다. 나열하고 보니 무슨 취미 부자인 유한마담 같다. 배우는 데는 돈이 많이 든다 여길 수 있지만 조금만 품을 팔면 소소한 비용으로도 가능하다. 승마는 지자체의 무료 프로그램으로, 스윙댄스는 동호회에서, 베이킹은 내일 배움 카드를 이용해서 배웠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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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시작한 배움을 직업적 성공으로 연결시킨 이들의 사례를 들으면 나의 이 발버둥이 하등 쓸모없게 느껴지지만, 시작도 안 하는 것보단 낫겠지. 요즘은 나이가 들었단 핑계로 배움에 대한 열의가 점점 줄어들어 안타깝다.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라는 있어 보이는 이유가 아니라, 나를 즐겁게 해 주기 위해 다시 배움에 불을 지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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