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란 말은 다들 알 것이다. 그리고 어차피 후회할 거라면 해보고 후회하라는 말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일단 용기를 내서 부딪혀보라는 좋은 뜻으로 하는 말이겠지만 안전주의자인 나로서는 쉽사리 받아들이기 힘든 조언이다. 그때, 그 주식을 살 걸이란 후회는 아쉬움 정도인데, 괜히 그 주식을 샀다는 후회는 텅장이라는 뼈아픈 결과로 귀결되니까. 물론 반대로 그때, 그 주식을 사서 인생역전을 할 수 있었는데, 안주하다 결국 회사를 잘리는 신세가 되었다며 후회할 수도 있겠지.
자고로 크게 되려면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처럼 리스크에 연연하지 않고 질러야 하는 법인데 말이다. 하긴 그런 스타일이었다면 큰 손해를 봐도 후회 따윈 하지 않고, 실패를 통해 배웠다며 다시 도전하겠지. 배포가 간장 종지인 나는 후회가 클까 두려워 늘 고만고만한 후회를 할 일만 하며 사나보다.
‘있을 때 잘 할걸’이란 후회도 다들 한 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부모님 살아계실 때 좀 더 잘 할걸, 사랑하는 이에게 좀 더 마음을 표현할걸… 꼭 사라져야 소중한 걸 알게 되는 건 아닌데도 옆에 있을 땐 왜 소홀하게 되는 걸까? 아무리 잘한다고 했어도 부족한 것만, 못했던 일만 생각날 만큼 마음이 가는 대상이니까 후회도 하는 것이겠지만. 과연 눈 감는 날에도 후회를 할까? 후회 없는 생일리는 없겠지만 그때쯤이면 땅에 묻혀 쉴 일만 남았다는 생각에 오히려 홀가분할 것 같다. 후회도 미련이 남았을 때 하는 것이니까. 그때까진 어쨌든 최소한의 후회를 남기도록 살아봐야지, 뭐 별 수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