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의 힘을 믿나요?

by 이지은


간절함의 힘을 믿은 적이 있다. 물론 지금도 아예 믿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간절함은 생각보다 많이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이라, 간절히 소원하는 일에 Burnout이 왔다고나 할까. 열심히 노력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누구나 포기가 잘 안 되는 일이 있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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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그만큼 소원했던 일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부모님의 건강이었고, 또 하나는 일에서의 성과였다. 아빠가 간암 통보를 받고, 엄마의 고관절이 부러지면서부터 부모님의 건강 이슈는 끊임이 없었다. 나이가 드시면 건강 이상은 의례 따라오는 문제라지만, 어쩔 수 없음에도 기적을 바라게 됐다. 일도 마찬가지. 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창작자로서, 거절당하기란 밥 먹듯 흔한 일인데도 매번 겪을 때마다 자괴감은 컸다. 성공까지는 아니더라도 숱한 노력들이 제발 헛되지 않길 바라고 또 바랐다. 소원을 되뇌며 한 달 동안 108배를 했고, 하루도 빼놓지 않고 100일 동안 구체적인 소원 쓰기를 했다. 10년 동안 매일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하는 일은 기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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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소원이 이루어졌냐 하면 글쎄. 아빠는 돌아가셨고, 엄마의 건강 상태는 여전히 안 좋으시며, 일 적인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그렇다고 말짱 도루묵이라고 하기엔 건강이 조금 호전되신 적도 있었고, 일의 성과가 언제나 나빴던 것만은 아니다. 누군가는 기도하고 바라는 시간에 현실적인 노력을 더 했었어야 한다고 할 것이다. 또 누군가는 그 정도로는 어림없다, 더 정성을 들여야 한다고 할 것이다. 둘 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일어나게 될 일은 일어나게 되어 있다고, 내가 소원을 이루고 싶어 했던 노력들이 하등 결과엔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뭐라도 해야지.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도 있으니까. 간절함에 안식 기간 같은 게 있다면 요즘인 것 같은데, 언젠가 다시 이 무력감을 떨치고 소원하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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