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너는 너니까
이 책은 김용은 수녀가 <가톨릭평화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 엮은 책이다. 총 56편의 짧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 수녀라는 신분을 통해 만들어진 자신과 수녀가 아닌 자신에 대한 고민도 살펴볼 수 있으며 김용은 수녀의 가족 이야기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또한 읽어볼 수 있다.
타인과 살아간다는 것은 타인의 시선에 나를 옭매이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나의 가치가 타인에 의해 매겨지며 평가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타인이 봤을 때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고, 강한 척을 하며 속마음을 숨기며 살아간다. 그렇게 살아가니 어느새 깨닫지도 못한 수많은 마음의 상처가 생겼다. 이 마음의 상처들은 생채기가 없어지기도 전에 상처가 다시 생기며 상처가 깊어진다. 이 책은 이런 상처를 받은 사람들을 위해 위로의 메시지를 던진다.
책을 접하기 전에는 수녀님의 이야기라 공감대가 형성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나는 무교일뿐더러 종교에 관한 생각은 그다지 하지 않는 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다 읽고 난 뒤 든 생각은 종교인이든 아니든 이 세상을 ‘온전한 나’로서 살아간다는 것이 참 힘들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혼자만의 시간을 원하지만 우리는 혼자서 살아갈 수 없음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타인의 인정을 받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그 인정 받는 것이 참으로 힘들다. 왜냐면 모든 타인이 인정하는 ‘완벽한 나’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 할까? 꼭 괜찮은 사람이 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 남들이 봤을 땐 괜찮은 사람이 아니어도 ‘불완전한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괜찮은 사람은 저절로 되어있지 않을까? 바쁜 생활 속에서 잠시 ‘멈춤’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이 멈춤 속에서 오로지 ‘나’만 생각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나는, 나의 상처를 보듬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 조차도 타인의 시선에 너무 얽매여 나도 모르는 새에 상처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내 시선의 방향을 타인이 아닌 나로 돌리는 연습이 필요한 시간이 온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