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누가 지켜주지?
첸니엔(저우동위)은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무슨 일이 있어도 베이징대를 가야만 하는 인물이다. 첸니엔의 유일한 가족인 엄마는 불법 화장품 판매로 생계를 유지하려 하지만 빚쟁이들에게 쫓겨 거처를 옮겨가며 생활하고 있다.
그런 그녀 앞에 부잣집 외동딸 웨이라이에게 왕따를 당한 동급생 샤오디에가 학교 건물에 뛰어내려 자살을 하고 그런 샤오디에의 시체를 자신의 옷으로 덮어주는 행동을 하게 된다. 그 모습은 수많은 학생의 스마트폰에 찍히게 된다.
경찰이 찾아와 첸니엔에게 자초지종을 묻지만, 그녀는 수험생활을 위해 웨이라이의 만행에 대해 함구한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모습은 웨이라이의 또 다른 표적이 되고 만다.
늦은 밤, 집으로 가는 도중 깡패들에게 맞고 있던 베이(이양치엔시)를 목격한다. 이에 경찰에 신고해 주려던 첸니엔은 오히려 깡패에게 걸려 베이에게 입 맞추라고 협박당한다.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첸니엔은 베이에게 입을 맞추게 되고, 자신을 도와준 그녀에게 호감이 생긴 베이는 돈만 주면 첸니엔을 보호해주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불량아인 베이와 더이상 엮이고 싶지 않았던 첸니엔은 모진 말을 내뱉으며 필요 없다고 말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한편 웨이라이는 첸니엔을 본격적으로 괴롭히기 시작한다. 이에 견디지 못한 첸니엔은 결국 경찰에게 웨이라이의 만행을 폭로하지만, 부잣집 외동딸인 그녀의 위치와 대입시험을 앞두고 소란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는 학교 측의 입장으로 인해 정학 처리만 될 뿐 모든 것은 변하지 않았다.
정학 처분에 분개한 웨이라이는 늦은 밤 첸니엔의 집을 쫓아가 첸니엔을 협박한다. 첸니엔은 그런 그녀에게 극적으로 도망치게 되고 갈 곳이 없는 그녀는 베이를 찾아간다. 첸니엔은 돈은 없지만, 대입시험 때까지 자신을 지켜달라 말한다.
첸니엔의 부탁을 받은 베이는 그녀를 그림자처럼 지켜주게 된다.
그렇게 둘은 서로에게 빠져들게 된다.
그러나 그런 둘의 앞날은 극한의 불행으로 빠진다. 첸니엔은 베이가 성추행범으로 오해받아 경찰서에 끌려간 사이 웨이라이 패거리들에게 강제로 머리카락이 짤리고 그녀를 폭행하며 괴롭힌다. 경찰에 풀려난 베이는 첸니엔의 모습을 보고 분개한다. 하지만 그런 그를 첸니엔은 말리며 자신의 머리를 삭발시켜달라 부탁한다.
그녀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난 뒤 베이 또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른다. 그렇게 둘은 서로가 서로에게 구원자가 된다.
끔찍한 폭행사건이 있고 난 뒤, 웨이라이는 CCTV의 자신의 만행이 찍힌 것을 알고 첸니엔에게 돈을 줄테니 비밀로 해달라 말한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모멸감과 분노를 느낀 첸니엔은 웨이라이를 피해 가려다 계단에서 그녀를 밀치고 죽게 만든다.
첸니엔이 웨이라이를 죽였다는 것을 알게 된 베이는 자신이 범죄를 뒤집어쓴다.
자신의 인생을 건 승자가 되기 위해 치열한 입시경쟁에 뛰어든다. 경쟁 사회 속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의 고통에 무관심하다. 첸니엔 또한 빈곤한 생활을 벗어나 빚쟁이를 피해 도망가는 엄마와 함께 살기 위해 동급생인 샤오디에의 고통을 못 본 척한다. 샤오디에가 내민 손을 거부한 것이다.
그 죄책감은 샤오디에가 죽고 난 뒤, 그녀의 시체를 자신의 옷으로 덮어줌으로써 이 치열한 경쟁 사회 속 나와 엄마가 아닌 타인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첸니엔은 베이를 샤오디에처럼 무시하고 지나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러나 첸니엔 또한 부조리한 사회의 피해자일 뿐이다. 그녀가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할 수 있는 선택은 베이징대에 가는 것 말고는 없다. 그렇지만 그녀의 안에는 죄책감이 자라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세상을 지키기 위해 더 강해져야만 했다.
그런 그녀를 지켜주는 건 사회의 부조리함에 내쳐진 베이라는 인물이다. 베이 또한 어릴 적 부모에게 버림받아 그 누구에게도 보호받지 못했던 인물이다. 베이는 어린 나이에 살아남기 위해 어떤 일이든 했어야만 했고 그는 그렇게 혼자서 버텨야만 했다.
그런 그에게 첸니엔이 자신의 구원자처럼 느껴지는 건 당연하다. 그 누구도 베이의 아픔을 신경 써주지 않았고 그의 외로움을 이해하지 못했다. 오직 첸니엔만 제외하고, 그렇기에 베이는 자신이 스스로 첸니엔의 그림자가 되길 자처했다. 그림자는 늘 나를 따라다닌다. 또한 보이기 싫은 트라우마의 집합체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림자는 빛의 부산물이다. 빛을 향하기 위해 그림자는 만들어진다.
이 세상에서 보호받지 못하지만, 그 세상을 지키기 위해 강해지려는 첸니엔과 그런 그녀를 지키고자 하는 베이의 모습은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처절하게 보여준다.
중국의 경쟁 사회 또한 한국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우리나라 또한 학교폭력과 왕따, 고아, 빈곤은 빈번하게 일어난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경쟁이라는 시스템의 어두운 뒷면이다.
나라가 달라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인간의 본능은 다르지 않다. 이는 경쟁 사회 속에서 사람을 더 고독하게 만들고 냉정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수많은 샤오디에, 웨이라이, 첸니엔, 베이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영화는 나를 지켜주지 않는 세상이지만 나만을 믿어주는 사람이 딱 한 명만 있다면 나는 이 세상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다는 첸니엔과 베이의 모습을 통해 경쟁 사회에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의 메세지를 안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