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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미니 Apr 13. 2021

4-7 나는 빙구왕

투 코인 체인지

 다시 떠난 여행에서 또 한 번 한국형 빙구가 되어버렸다. 여행은 다시 날 순수한 인간으로 만든다. 먹고, 자고, 돌아다니고 또다시 먹고, 구경하고, 본능적인 생활 방식은 나의 화를 잊혀지게 만들었다. 두 번째로 떠나온 여행에서 나의 목표는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 이상하게 두 번째 여행 중반 이후부터 한국 사람들이 잘 안 찾아가는 나라를 선택했고, 동행도 구하지 않았다. 첫 번째 여행과 다른 나의 행보. 영알못인 빙구 주제에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다. 정말 가보고 싶은 곳을 가지 않으면 첫 번째 여행처럼 아쉬움이 남는다는 걸 잘 알기에 겁쟁이가 선택한 과감함이었다. 섬세한 사색에 잠길 여력이 없었다. 나의 인생은 어디로 흘러가야 하나라든지,  이렇게 화 많은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라든지 그런 것들은 일단 한국에 돌아가서 생각해야 하는 것들이 되어버렸다. 외국에 나가 있다는 자체가 나에게는 어떻게 생존해야 하는가라는 큰 숙제를 준 것이기에 그 숙제를 풀기 위해서는 나의 능력치를 다 써야만 했다.


'집에 무사히 돌아가자.'


어떤 날은 봉지에 먹을 것들을 싸 들고 다니며 슬렁슬렁 돌아다니기도 하고, 어떤 날은 새로운 공원을 찾아가겠다며 구글맵에서 푸른색으로 표시되어 있는 주소지를 보고 찾아갔다가 수많은 묘지들을 보고 돌아오기도 하고, 선진국의 기계 사용법을 몰라 나의 피 같은 코인들을 잃어야만 했다. 이것은 진정한 빙구왕! 친구들이 옆에 그 모습을 보았다면, 기리기리 놀렸을 텐데 혼자 떠난 여행이 아쉽기도 하지만 어쨌든 그 모든 것들이 추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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