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번에는 가능할까?
2018년 2월, 나는 설렘과 기대를 안고 베트남 다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음식점 창업을 위한 시장조사가 목적이었지만, 이 여정이 내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어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다낭으로 오기전 많이 일이 있었다. 원래 시작은 필리핀에서 커피숍을 오픈 하는 거였다. 같이 해보자고 한 동업자 사장님이 세부에서 어학연수를 하셨고 오랜기간 다녀오면서 지냈다고 했다. 나는 로스터리 카페를 7년 운영한 사람이었고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만났는데 내 경력을 듣고 생각이 났다고 했다. 세부에서 카페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했다.
세부에서 한달이라는 시간동안 시장조사를 진행했다. 재료나 기계 등 오픈에 필요한 부분은 그리 어려워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우리를 발목잡고 있는 것은 커피숍을 할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시내 메인(J Road 였나?)에는 매물이 없었고, AS 포츄나(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지역은 스트리트 상가는 자리는 있으나 썩 끌리지 않았다.
빌딩 1층에 매물이 있었으나 부동산에 문의해본 결과 1층내에 커피전문점이 있어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리고 사업제안서를 요청해왔다. 아 ~ 여기는 미국의 물이 들어있구나 싶었다. 한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 같은 건물에 여러개 커피숍이 들어와 있기도 한데 어떻게 보면 임차인을 보호하는 합리적인 사고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다만 사업제안서라니? 처음 커피전문점으로 퇴짜를 맞고 우리는 완전한 커피전문점이 아니라 음식과 커피를 파는 레스토랑이라고 조금 틀어야 사업제안서를 보냈다. 이 역시 퇴짜.
다른 한 군데 매물은 매년 5%의 임대료를 올리겠다고 했다. 월세가 200만원정도 였는데 5년동안 매년 올리면 큰 금액일것이다. 한 달동안 낮에는 매물을 찾아 부동산을 수소문 하기도 하고 컨설팅업체를 만나 보기도 하고 마트, 시장에서 음식점을 위한 재료, 시장조사를 하기도 했다. 마음이 초조해 졌다. 가능할까?
한국에 들어와 사장님과 얘기를 나눈 시점에서 누나가 했던 말이 기억이 났다. 누나는 매형이 하노이에 주재원을 나가있어 베트남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해주었다. 한국 주재원이 많다는 것, 그들이 먹을 만한 음식점이 다들 해비한 고기구이 음식점이 주를 이루어 일반 대중식을 먹을 만한 곳이 드물다는 얘기를 하면서 대구에서 가까운 다낭으로 한번 시장조사 가보면 어떠냐는 말을 했다.
마침 겨울에 따뜻한 나라가 궁금하기도 했고, 베트남에 대한 설렘도 있어 사장님과 얘기를 나누고 우리는 일정을 잡아보기로 했다. 사장님은 미리 일주일전에 들어가신다고 했고 나는 갓 돌이 지난 애기와 와이프를 데이고 떠날 준비를 했다. 숙소를 알아보고 맛집도 검색해보았다. 카페에서 정보를 잘 파악할 수 있었는데, 여행자거리가 있는데 미케비치 해변과 가깝다는 글을 보고 호텔을 예약했다. 따뜻한 남쪽나라로의 기대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다낭공항에 내리자 마자 조금 당황스러웠다. 동남아의 날씨라고는 할 수 없이 너무 쌀쌀한 가을 날씨였기 때문이다. 이때가 이상기온이었다고 했다. 18도까지 떨어지는 날씨였는데, 동남아에서 18도라면 파카를 꺼내입는 날씨라고 했다. 공항을 분주했다. 내리자 마자 입국절차를 밟고 나오자마자 컨베이어가 돌아가는 집을 찾는 곳이 나왔다. 공항을 그리 크지 않았다. 나오자 마자 관광객을 맞이하는 현지 여행사 직원들이 많이 보였다. 그랩이라는 우버 서비스를 통해 호텔로 향했다 . 새벽1시가 되었다. 한국시간으로는 새벽3시다.
호텔방을 작은 사이즈였다. 홀리데이인. 들어본 이름인데 방이 너무 작다. 공조기 컨트롤러가 있어 온도를 높였다. 하지만 따뜻한 바람은 나오지 않는다. 자고나서 아침에야 문의해본 결과 히터 기능이 없다. 그럴만도하다. 동남아에 히터가 왜 필요할까?
아침 조식을 먹고나니 기온이 조금 오른다. 밖으로 나오니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이 파카를 입고 다닌다. 동남아 그들에겐 얼마나 추운 날씨였을까?
활기찬 거리의 모습과 향긋한 음식 냄새가 나를 반겼다. 호텔에 짐을 대충 풀자마자 나는여행자 거리로 나섰다. 여행자거리답게 외국음식점들이 많이 보였다.
안트엉. 지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