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부부

걸으며 서로를 알아가는 질문 대화

by 툇마루

늘 머무는 집 안에서보다 집 밖의 다른 환경에서 대화가 더 잘 된다는 것을 우리 부부는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3년 전쯤부터 우리 부부는 틈틈이 함께 걷기 시작했고, 걷기에 즐거움을 느낄 무렵부터 우리는 서로에게 질문을 시작했다. 처음부터 질문과 대답이 매끄러웠던 것은 아니다. 나는 원래 사람에게 질문하기를 좋아했고, 그 질문은 주로 내면에 대한 것이었다. 그에 비해 남편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에 서툴렀고, 그래서 나의 질문에 답하기를 어려워했다. 하지만 남편은 포기하지 말고 물어봐 달라고 요청해 왔고, 나는 그 요청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때 우리 부부는 크게 휘청거렸던 관계를 재정비하려 애쓰던 시기였다.)

그렇게 3년가량의 시간이 지나고 지난 주말 아침 함께 걸으며 남편에게 물었다.

"내가 남편에게 질문을 많이 하잖아. 요즘은 부담스럽지 않아?"

"지금은 많이 편해졌지. 처음에는 자기가 하는 질문에 대답을 잘해야 할 것 같아서 부담스러웠거든. 하지만 지금은 찰떡 같이 물었을 때 개떡 같이 대답해도 괜찮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편해졌지(웃음)."

나 역시 남편이 편해진 것을 느낀다. 서로에게 질문하고 대답하는 것이 편해진 만큼 우리의 관계도 아주 조금씩 새롭게 다져지고 있다.


우리는 주말 아침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날씨가 허락하는 한 7시쯤 집을 나선다. 가끔은 곧 스무살이 될 아이도 동행한다. 걷다가 먼저 질문거리가 생각난 사람부터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해 모두 답을 한다. 매번 질문의 종류가 다양한데, 특별할 것 없는 질문도 자주 하지만 그 특별하지 않은 질문이 서로를 알아가는 좋은 도구가 되어주기도 한다.


질문은 관심이고, 노력이다. 누군들 지체 없이 질문이 떠오를까. 하지만 상대에게 관심을 기울이다보면 사소한 질문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지난 한 주를 날씨로 표현한다면?"과 같은 매번 반복이 가능한 질문을 던지게 되더라도, 그 문장 속에 진심이 담겨있다면 상대도 진심으로 답변하려 노력할 것이다. 어쩌면 본인조차도 관심 갖지 않았던 자신의 지난 시간에 대해 가져주는 관심에 고마워할지도 모르겠다.

누구보다 가까이 있는 부부지만, 그래서 오히려 상대를 더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 결혼 전 누구보다 궁금했던 그 사람에게 다시금 질문해 보자. 지금은 어떤 고민을 가지고, 어떤 마음으로 지내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여보, 당신 여전히 그 꿈을 가지고 있나요?"


(앞으로 질문부부의 대화를 연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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