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따님 선물하시려고요? 따님이 몇 살이신가요?"
"스무 살이에요."
같은 대답을 거듭하면서 내 얼굴에 미소가 지어지는 것을 알았다.
스무 살이 된 딸아이에게 주고 싶은 선물이 있어 액세서리 매장을 두 군데 들르게 되었는데, 둘러보는 우리 부부에게 건네는 질문은 들렀던 매장 직원분 모두 크게 다르지 않았다. 누가 착용할 것인지, 착용하는 사람은 몇 살인지는 필수 질문이었다. 처음 들른 매장에서는 잘 몰랐는데, 두 번째로 들른 매장에서 대답을 하면서 느낄 수 있었다. "스무 살"을 말하며 내 표정뿐 아니라 마음까지 환해지고 있는 것을.
아이가 태어난 후 사회에 갓 등록된 이름을 가지고 외출을 시작하면서 사람들에게 질문을 받았을 때가 떠올랐다. "아기 이름이 뭐예요?" 그 질문에 대답할 때 내 표정이 어떠했을지 20년이 지난 지금 비로소 알 것 같다.
우리 부부 사이에 아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날부터 둘이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기 시작한 이름, 종이 한 장이 모자랄 만큼 수많은 후보를 내고 결정했다가 다시 고민했던 이름. 더 좋은 이름이 없을까 마지막까지 고민하다가 선택된 '그 이름'을 누군가에게 알려주던 순간. 세상 모든 부모가 그러하듯 그 첫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설레는 소리로, 가장 환하게 그 이름을 말했을 것이다.
아이의 나이를 물어본 이도, 아이의 이름을 물어본 이도 필요한 정보를 얻었을 뿐일 텐데 나는 한동안 뭉클한 듯 환했다. 20년 동안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는 아니었고, '잘 자라 주었구나' 하는 마음이었다. 곁에 잘 있어준 아이와 아이를 지켜준 수호천사를 향한 고마움이었다.
"스물"은 성인이 됨을 상징하는 이름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새로운 시작에 무게를 두고 싶다. 사회적으로 짊어질 책임에 무게를 느끼게 되겠지만, 품었던 날개에 바람을 통과시키며 넓은 꿈을 꾸길 바란다. 아이가 져야 할 책임이 오히려 스스로 저어야 할 날갯짓에 추진이 되어주길 욕심을 내어본다.
무엇보다 많이 사랑하고, 깊이 사랑해 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