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수다 다섯, 2018년 3월 2일 금요일 저녁 8시.
<꼬마 꾸뻬, 인생을 배우다> _프랑수아 를로르 _열림원
수닷거리(발제) 준비: 훈
1) “대장”에 대한 이야기. (p.192-203)
엄마를 힘들게 하는 직장 상사에 대한 가족 대화가 있은 후, 꼬마 꾸뻬는 친구들을 만나 나중에 크면 뭐가 될까 라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친구들이 꼬마 꾸뻬에게 뭐가 되고 싶으냐고 물었고 꼬마 꾸뻬의 대답.
“난 대장이 될 거야.”
“대장? 무슨 대장?”
“나의 대장.” (p.201)
(중략)
저녁이 되어 꼬마 꾸뻬는 수첩에 이렇게 적었다.
대장은 우리를 속상하게 할 수 있다. 엄마의 대장이 엄마를 속상하게 했던 것처럼.
하지만 나 자신이 대장이면 문제가 없다. (p.203)
“나 자신이 대장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화: 난 대장이 따로 있는 것이 더 편한 편인 것 같다.
안: 나는 내가 대장인 것이 좋다. 좋은 대장이 되고 싶어. 보너스도 잘 주고, 인격이 훌륭해서 배려를 잘하는 대장이 되고 싶어.
훈: (안이 얘기를 듣고) 웨이터의 법칙이라는 게 있는데, 웨이터에게 잘해주는 사람이 좋은 대장일 수 있을 것 같아. 그리고 나도 내가 대장인 게 좋아. 내 삶을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많으니까.
화: 우리가 신앙인의 관점에서 볼 때 우리의 삶의 대장은 예수님이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많이 하지 않나.
훈: 내가 내 인생에 진정한 주인이 되어 봐야 오로지 그 자리를 내어드릴 수 있을 것 같다.
2) “그러면, 나의 일과 중에 내가 대장인 시간은?”
훈: 출퇴근 시간, 화장실에서의 시간, 운전하는 동안.
안: 잠들기 전과 잠 깬 직후, 수영하는 시간, 인형놀이 시간, 책 읽는 시간, 학교 쉬는 시간, 거울 앞에서 뽐내는 시간, 감자 수프 만드는 시간.
화: 샤워하는 시간, 책먹는맘(도서관 책모임) 시간, 운동하는 시간, 안이 취침 이후의 시간.
그리고, 여행 갈 때는 우리 모두가 대장!
아주 어린아이여도 “꼬마”라고 불리는 것에 자존심 상해하는 경우를 종종 봐왔기에,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때 그 사실이 가장 먼저 떠올랐었다. ‘이 제목 괜찮을까’.
하지만 주인공의 아빠인 꾸뻬 씨와 구분 짓기 위해서 어릴 때부터 그리 불려 익숙하고, 자신과 이름이 같은 아빠를 멋진 어른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첫 장에 밝혀주어 안심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던 기억이 있다.
책수다를 위해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은 아이들과 읽고 이야기 나누라는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책이 아닌가 했다. 꼬마 꾸뻬의 세상에 대한 해석과, 엄마와 아빠의 세상에 대한 해석이 제각각이라는 것이 좋았다. 아이의 시선과 어른의 시선 둘로 나눠서 뭉뚱그려 버리지 않은 것이.
각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뱉어내는 말들에서 ‘깊이 있는 재미’ 같은 걸 느낄 수 있었다.
이 글을 정리하면서, 4년 전 아이가 열두 살일 때 읽었던 이 책을 가지고 곧 열여섯 살이 되는 아이와 다시 읽고 나눈다면 어떤 이야기가 만들어질지 궁금해졌다. 그 사이 우리 부부도 좀 더 자랐을 테고. (바로 잠시 손을 놓고 남편과 아이의 의견을 물어보니,) 지금 책수다 준비로 읽고 있는 책 다음 순서로 하자고 한다. 와우!
---> 2022년 1월 29일 글 수정. 다시 책수다를 하기 위해 이 책을 다 같이 읽던 중에 나온 의견 정리.
2018년 책수다를 했던 내용 정리를 위해 발제한 부분의 본문만 다시 읽었을 때와, 막상 다시 책수다를 하기 위해 책 전체를 읽으면서의 생각이 달랐다. 결론은 한 번의 책수다로 충분한 책이라는 것. 2009년에 나온 책인 만큼 아직은 성역할에 대한 고정된 생각이 배어있고, 13년이 지난 지금의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기에, 각자 다시 읽는 것은 자유롭게 하고 수다시간을 한번 더 갖는 것은 취소하기로 합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