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꾸뻬, 인생을 배우다 1

by 툇마루

책수다 넷, 2018년 2월 10일 토요일 오후, 거실.


<꼬마 꾸뻬, 인생을 배우다> _프랑수아 를로르 _열림원

수닷거리(발제) 준비: 안


1) 비가 오는 날 엄마와 동물원을 다녀온 뒤, 꼬마 꾸뻬가 수첩에 적은 내용 중

“인생에 있어 늘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좋은 면을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일부분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자는 좋은 쪽으로 생각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다른 쪽을 벌써 까먹었기 때문이다.

악어는 좋은 쪽도 있고, 나쁜 쪽이 있다는 것조차 모른다.” (p.45)

동물원에 있는 사자와 악어는 좋은 쪽으로 생각할 수 있을까? 다른 동물들은?


: (동물원에 있는) 토끼. 안전하긴 하지만..

나보다 무서운 동물이 있다는 사실을 모를 것이다.

: (수조관 속의) 물고기. 파도의 존재를 모를 것이다.

: (동물원에 있는) 매, 독수리. 하늘을 열어줘도 도망갈 줄 모른다고 한다. 지금의 나에게 가장 맛있는 것을 주기 때문에.

: 참새. 지겨움을 모른다. 늘 친구들과 짹짹거리기 때문에.

: (동물원에 있는) 새. 하늘을 모른다. 왜냐하면 새장 안에 갇혀 있기 때문에.

: 곰. 겨울을 모른다. 겨울잠을 자기 때문에.

: 식물. 여행을 모른다. 한 곳에서 이동할 수 없기 때문에.

: 고래. 오히려 바다를 모를지도 모른다. 바닷속에만 늘 있기 때문에.

: 생쥐. 자기가 얼마나 더러운지 모른다. 늘 더러움 속에 살기 때문에.

: 파리. 음식 맛을 모른다.

: 비둘기. 자기가 평화의 상징인 줄 모른다. 나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

: 봄은 가을을 모른다.

: 미술이나 음악은 무감정을 모른다.

: 산타할아버지는 자신이 택배의 원조라는 것을 모른다.

: 여행은 통장잔고를 모른다.

: 여행은 만족을 모른다.

: 돈은 자기가 누군가에게 신인 줄 모른다.

: 시간은 멈출 줄 모른다.

훈: 호랑이는 같이 사냥하는 법을 모른다.

: 열정은 포기를 모른다.

화: 기도는 어떤 응답을 받을지 모른다.

: 진실은 거짓을 모른다.


2) “그래, 오르안은 정말 좋은 점수를 받을 자격이 있는 아이지.”

“그럼 전요?” (중략)

“왜 엄마는 나보다 오르안이 더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p.73-86)

어떤 사람의 자격을 우리가 얘기할 수 있는 문제일까?


: 꼬마 꾸뻬 엄마가 오르안의 점수로 자격을 판단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안이의 이 말 이후로, 책수다 역사상(?) 처음으로 열띤 토론이 오갔다. 나 또한 토론에 열중하느라 아예 기록의 임무를 잊어버렸다. 정신을 차린 후에 남은 건 단 두 줄.


꾸뻬 아빠의 문제 제기는 이해하지만, 꾸뻬 엄마의 발언에 아빠의 지적은 너무 과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상대방에게 “지적”을 할 때는 아주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다.





1)번 수닷거리를 듣고 처음엔 질문에 맞추어 동물원 안에 있는 동물들의 상황을 상상하다가, 어느새 우리 주변의 주제들로 흘러 왔다. 누구도 다시 동물원 안으로 주제를 되돌리지 않고 확장되는 그대로 즐기며 떠들었던 기억이 난다.

왜 그랬는지 최근까지 수다 정리를 따로 마련한 노트에 수기로 했다. 그래서 수다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경우들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이 날의 2)번 수다였다. 이 때는 수다의 속도도 빨랐지만, 맘껏 떠들고 싶어 아예 펜을 내려놓았던 것 같기도 하다. 꼬마 꾸뻬와 꾸뻬의 아빠, 꾸뻬의 엄마 셋의 대화가 꼬마 안이와 안이 아빠, 안이 엄마로 연결되어 다시 2부가 시작된 듯했다. 수다가 정리가 되어갈 즈음에야 수다의 요점이라도 정리해두자 싶어 펜을 들었다. 그리곤 떠든 시간에 비해 한참이나 짧은 "두 줄"을 남길 수 있었다.

(이렇게 브런치로 남기게 될 줄 알았으면 진작 키보드로 바꾸어 꼼꼼히 기록해 두었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