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하늘눈전망대
부산 중구 영주동의 산복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작은 쉼터와 독특한 조형물이 보이기 시작한다. 멀리서 보면 커다란 구의 형태를 보이는 조형물은 가까이 다가가면 마치 눈의 형상을 한 형태처럼 보인다. 작은 조각타일들은 주변의 풍경을 닮은 색깔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모습을 보니 바다와 산, 도시가 어우러진 부산의 특징을 표현한 거구나.
둥근 조형물 하나, 벤치와 망원경 몇 개가 전부인 쉼터는 부산의 원도심과 영도의 전경은 물론 멀리 부산항대교까지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한다. 산복도로 위, 오랫동안 단절과 불편의 이름을 들으며 소외되던 고지대 주거지에 '산복도로 걷기 좋은 산책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복원된 영주하늘눈전망대는 단절의 끝에 조망이라는 가치가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도시의 경관계획에서 조망은 단순한 보는 행위를 넘어서 공간을 기억하고 해석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처럼 작은 구조물 하나, 조형적 장치 하나가 도시를 해석하는 틀을 바꾸기도 한다. 영주하늘눈전망대의 눈 모양 조형물은 도시를 바라보는 감각 그 자체를 형상화한 것이 아닐까.
어디를 바라볼 것인가,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그 질문을 조용히 던지는 장치로서.
글, 사진 | citevoi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