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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민 케인 Apr 28. 2021

정치는 어째서 더러워지는가?

정치의 본질은 이익의 분배에 있다. 국가가 산출한 이익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 그것이 요점이고, 정치를 협력보다는 경쟁적인 장으로 만드는 원인이다. 국가가 산출할 수 있는 이익은 무한하지 않으며, 그것을 산출해내는 자원 또한 한정돼있기 때문이다.


그 자원은 천연자원이기도 하고, 인적자원이기도 하다. 정치체제가 억압적이냐, 개방적이냐는 대체로 지배층의 이익이 어느 자원에 의존하고 있는지에 달려있다. 왜냐하면 이익을 분배하는 자들(지배층)이 이익을 분배받는 자들(피지배층)을 필요로 하는 정도에 따라 그들을 대하는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만일 정치가 그 이익의 반대로 작동한다면 반드시 실패하고 다른 지배층으로 대체되고 만다.


때문에 현재의 지배층은 자신들에게 분배될 이익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방향으로 정책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다면 지배층은 유지될 수 없다. 그렇기에 가장 독재적인 정권조차 지배층 내부의 이익을 분배하는데 있있어서는 공정해야 한다. 이것이 정치가 더러워질 수밖에 없는 원인이다. 피지배층의 이익과 지배층의 이익이 공통되는 경우는 피지배층과 지배층이 일치하는 경우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체제는 대개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많은 국가에 환상적인 정치발전과 인권의 향상을 이룰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완전한 민주주의는 그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의 민주주의는 껍데기뿐인 것으로, 지배층은 여전히 존재하며 피지배층을 기만하는 것으로 그들의 이익을 극대화한다. 다만 지배층의 풀(pool)을 넓히고, 그들의 이익 범위를 극대화시키며, 계층이동을 자유롭게 함으로써 지배층 간의 상호 견제와 이익다툼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독점적 권력의 등장을 방지한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는 것이다.


독점적 권력이 차단된다는 점에서 지배층은 자신의 권력을 확장시키기 위해 피지배층으로 조금씩 자신의 이익을 나누어줄 수밖에 없는 것이고, 이것이 지배층과 피지배층이 여전히 존재함에도 민주주의가 시민 모두에게 권력이 있는 것이라 착각하도록 만든 원인인 것이다. 그러나 결국 금고의 열쇠는 권력을 쥔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며, 권력을 잡은 지배층(집권세력)은 그 열쇠를 쥘 수 있도록 도와준 이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줄 의무가 생긴다. 권력이란 자기편을 챙기는 자에게 오는 것이며, 승자의 전리품은 승자들 사이에서만 분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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