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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티하이커 Jun 27. 2019

프랑스식 카페에서 미국식 아침식사를

뉴욕 노호(NoHo) 카페 라파예트

뉴욕의 아침 / 2017년 10월

나는 여행지의 호텔을 예약할 때, 대부분 조식 불포함을 선택한다. 물론 호텔에서 아침을 해결하는 게 좀 더 편하고 경제적이긴 하겠지만 여행지의 카페에서 아침식사와 커피를 마시는 게 나의 낙이다. 날씨가 맑았던 뉴욕에서의 아침, 노호의 라파예트라는 프랑스풍 카페로 브런치를 먹으러 갔다.

블리커 스트리트역 / 2017년 10월, 뉴욕

월스트리트에 있는 숙소에서 지하철을 타고 블리커 스트리트 역에서 내려 조금 걸었다.

노호(NOHO)의 아침 / 2017년 10월, 뉴욕

2017년 10월 3일, 한국은 개천절이라 휴일이지만 미국에서는 그 어떠한 특별함 없는 평범한 화요일이었다. 그래서 거리에서 출근하는 사람들을 지나쳐갔다. 나에게는 비일상이지만 그들에겐 지겨운 일상인 노호의 거리. 그 진부한 풍경을 특별한 아침으로 채색하는 두 손에 풍선을 가득 든 아저씨가 지나갔다.

카페 라파예트 / 2017년 10월, 뉴욕 노호

라파예트는 목 좋은 대로변에 있어서 찾기가 쉬웠다. 파리에서 자주 보던 보행자를 바라보는 방향의 노천 테이블이 눈에 띄어 역시 프랑스 느낌의 카페 답다고 생각했다.

라파예트의 메뉴 / 2017년 10월, 뉴욕

그 많고 많은 뉴욕의 카페 중 이곳에서 아침을 먹게 된 이유는 가이드북에서 추천하는 브런치 식당이었기 때문이다. ‘유니언 스퀘어 & 이스턴 빌리지’ 코너뿐만 아니라, 아침식사 섹션에서도 따로 지면을 할애하여 추천하는 곳이었다.

에그 베네딕트 / 25달러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말처럼, 25달러에 팁까지 낸 에그 베네딕트는 아쉬움만을 남겼다. 맛이 없어서 못 먹겠다는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 가격에 이걸 먹어?’라는 생각이 절로 나왔다. 심심하고 밍밍한 에그 베네딕트였다. 오히려 곁들여 나오는 노릇노릇한 토스트가 제일 맛있었다.

클래시파이드의 에그 플로렌틴 / 2016년 12월, 홍콩 셩완

잉글리시 머핀 위에 시금치와 수란을 얹고 홀랜다이즈 소스를 올렸던, 홍콩의 브런치 카페에서의 클래식한 에그 플로렌틴이 그리워졌다.

뭐, 그나마 빵이라도 맛있으니 되었다. 물론 토스트가 아무리 잘 구워졌다고 해도, 식빵 두 조각의 가격이 25달러인 건 과하긴 하다.

따뜻한 블랙 커피 / 5달러

심지어 아메리카노의 본고장(?)에서 마시는 따뜻한 블랙커피마저 맛이 없었다. 역시 가이드북에 소개되었다고 해서 모두 맛집은 아니었다. 어쩌면 프랑스식 카페에서 미국식 아침식사를 했던 국적 불명의 조합이 문제였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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